[굿모닝!]반려동물 관련 산업 뜨는데…‘애견 1번지’ 충무로는 울상

2012-04-06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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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반려동물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정작 애견 1번지로 잘 알려진
충무로는 울상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를 김관, 이명선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3년을 함께 한 애완견이
하얀 가루가 되어 돌아오자
침통해하는 유족들.

[황정미 / 경기 고양시]
"사랑하는 아가의 유골이 손상되는게 싫으니까, 저 유골함이 황토로 만들었다고 하니까 손상되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저 제품을 선택하게 됐어요."

애완견과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죽음을
정성껏 추모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화장 예약이 수십건씩 몰릴 때도 있습니다.

리무진 서비스에 최고급 수의를 입히는 등
수백만원대 장례식을 제공하는 곳도 등장했습니다.

"제가 이 납골당에 와보니 사람 납골당과 다를 바 없습니다. 반려동물이 평소 즐겨먹던 음식이 놓여있고, 생전에 자신의 주인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담아 쓴 편지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는데요. 이곳엔 약 천 마리정도의 유골이 놓여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공간 하나가 1년에 10~20만원정도 한다고 합니다."

선생님 손짓에
순식간에 몰려드는 강아지들.

애견 유치원입니다.

하루 수업료만 4만원인데
수업을 듣는 애견으로 교실은 항상 붐빕니다.

최고 20만원짜리 애견 호텔도 성수기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

CT촬영기와 물리치료기 등
애견 고객을 위한 첨단 시설들이 갖춰져있습니다.

일본 온천수에서 추출한 목욕샴푸,
머리가 좋아지는 장난감과 고급 쇼파까지.

애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산업은 전성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예종석 / 한양대 교수]
"생활들이 고독해지고 소외되고 그걸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강아지를 키우고.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고독을 달래주는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애견 1번가라 불렸던 충무로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오랩니다. 국내 애견 산업규모가 1조 8천억원이고 매년 11%씩 성장하고 있지만 작은 규모의 업체들은 문을 닫고 있습니다.

8년 전 약 40곳이던 매장은 절반 가까이가 문을 닫았고,
그나마 남은 곳도 매출은 반토막 수준.

대형마트가 본격적으로 반려동물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정은 더 안 좋아졌습니다.

[충무로 애견업체 사장]
"그런 가게(대형마트)들 때문에 다른 멀쩡한 가게들까지 피해를 봤던 것도 있는데, 아무래도 내키지는 않지만 한다면 말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렇죠."

3,4년 전부터 대형마트들에 애견 전문코너가 들어서자
소비자들의 발길이 빠르게 옮겨온 겁니다.

각종 용품과 병원진료, 미용까지
대형마트는 반려동물 시장 구석구석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장애란/ 서울 염곡동]
"여러 종류도 많고 골고루 고를 수 있고, 또 가격도 싸고,
(소매업체와는) 차이가 느껴지죠."

결국 애완용품 시장에서도
영세업체들의 매출은 전체 30% 수준으로
40%를 차지하는 대형마트에 역전당한 상황.

올해 매출규모 2조원을 돌파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애견산업은 점점 더 고급화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이명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