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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싼 벌금에 또 쓰레기산…속 썩는 주민들
2022-10-09 19:32 사회

[앵커]
낙동강변 한적한 마을에 이런 아파트 10층 높이 쓰레기 산이 쌓여 있었습니다.

미국 CNN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서야 ‘지자체’가 부랴부랴 치웠는데 아까운 세금이 300억원이나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쓰레기를 쌓아두는 양심없는 사람들, 한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왜들 이러는 걸까요? 현장 카메라,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진천의 한 마을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거대한 철제 펜스가 보이는데요.

안에는 2만 톤 넘는 쓰레기가 수년 째 방치돼있습니다.

이처럼 쓰레기 처리 문제를 놓고 고민 중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닌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사람 키를 훌쩍 넘긴 쓰레기 더미.

윗부분엔 풀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군데군데 보이는 쓰레기만 없으면 알아채지 못할 정도입니다.

5년 전 한 업체가 재활용처리장을 만들겠다며 허가를 받았는데, 잘 처리하지 않고 쌓아 놓으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주민들은 쓰레기를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드나드는게 수상해 사진까지 찍어놨습니다.

[현장음]
"아마 밤늦은 시간에 작업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딱 봐도 이상해서 찍어놓으셨던 거예요?) 그렇죠."

폐기물에서 나온 침출수와 악취로 마을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동수 / 진천군 사양리 이장]
"상당히 빨간 물도 엄청 많이 내려와요. 농경지라든가 많은 피해가 가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언제 치울 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토지가 경매에 부쳐져 주인이 바뀌면서, 진천군은 새로운 토지주와 폐기물 처리 문제를 두고 송사 중입니다.

[진천군 관계자]
"폐기물을 다 국가가 치우고 토지를 싸게 산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서 한다는(이익을 얻는다는) 건데. 1심은 저희가 패소를 했어요. 저희가 항소 의견을 제출을 해서."

논밭 한가운데 자갈 투성이 부지가 보입니다.

조금만 파봐도 녹슨 철근에 찢어진 천까지 잡동사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올 초 토사 업체가 좋은 흙을 준다며 농민들을 속인 뒤 갖다 버린 겁니다.

제가 서있는 이곳은 원래 콩밭이었는데요.

성인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건축폐기물 골재가 쌓여 쓰레기 언덕이 만들어졌습니다.

주민들은 성토를 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마을 주민]
"덤프트럭이 가서 흙을 부으니까. (땅이) 깊으니까 메꾸는 구나 그렇게만 알고 있었지."

현행법상 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게 드러나면 배출업자와 운반업자 등이 처리 책임을 맡도록 돼있습니다.

땅주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자체가 먼저 치우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지만, 업자들이 재산을 숨기거나 바지사장을 내세우다 보니 추적이 쉽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이렇게 최근 3년 간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세금 744억 원이 쓰였습니다. 

폐기물을 불법 처리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습니다.

쓰레기 불법투기가 근절되지 않는 건 비용 문제 때문입니다.

톤당 수십만 원 넘는 처리 비용이 들다보니 차라리 벌금을 내는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김미화 /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톤당 처리 비용이 30만원씩 가는데, 시장 여건에 비하면 (벌금이) 훨씬 싼거죠. 법적인 규제가 굉장히 강화돼야 한다."

서로에게 미루고, 몰래 투기하는 비양심이 판치는 사이 산과 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오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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