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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편향” 금지된 베토벤 ‘합창’…연주단까지 교체
2023-04-18 19:57 사회

[앵커]
누구나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곡이죠.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난데없이 종교편향 논란에 휘말리면서 연주단까지 교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배유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현장음]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영웅, 운명과 더불어 베토벤의 3대 교향곡으로 꼽히는 9번 합창.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다음달 1일 다시 문을 여는 수성 아트피아에서 합창 교향곡을 연주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동이 걸렸습니다.

대구시 산하 종교화합자문위원회에서 연주를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가사에 신이란 표현이 등장하는 걸 문제삼았습니다.

[현장음]
"천사 케룹은 신 앞에 선다."

[김동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종교 위원분 중 한 분이 부결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특정 가사가 종교편향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구시는 종교 화합을 이유로 2014년 종교화합 자문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시 산하 예술단 공연은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자문위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9명 모두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됩니다.

결국 시립 교향악단은 공연장 측에 참여가 어렵다고 통보했고, 공연장 측은 부랴부랴 새 공연단을 섭외해야 했습니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예정됐던 연주곡도 수정됐습니다.

[송지혜 / 대구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베토벤 전 악장공연을 계획했던 것이 베토벤 합창교향곡 4악장을 포함해서 다양한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재편해서 꾸려질 예정입니다."

예술계에선 합창이 종교 편향적이라면 과연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있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김주권 / 카바레티스트(성악가)]
"특정 종교를 규정해버리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음악이든 연주를 못할 것 같아요. 판소리에도 용왕이 나오지 않습니까. 용왕은 또 신이 아닙니까?"

대구시는 예술계, 종교계와 논의해 개선책을 찾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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