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자 지구 인구의 절반쯤 되는 100만 명 가까운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을 앞두고 피란길에 나섰습니다.

이집트가 있는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고 있는데, 정작 국경이 열리지 않고 있어 탈출길이 막힌 상황입니다.

이어서,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귀를 찢는 듯한 폭발음에 구급차에 타고 있는 어린이 환자는 비명을 지릅니다.

[현장음]
쿵

공습이 잦아진 틈을 타 가자지구 주민들은 맨손으로 생존자를 찾고,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에서는 희생자 시신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족 14명을 잃은 4살배기 아이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잠들었습니다. 

[무하메드 알라함 / 보호자]
"아이의 형제, 자매, 어머니, 할머니, 삼촌 등 모두가 죽고 이 아이만 살아남았습니다."

[모타즈 아자이자 / 가자지구 주민]
"매 순간 새로운 대학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정한 재앙이고 세상의 마지막 날 같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상공에 살포한 전단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통보했습니다.

100만 명 넘게 거주하는 가자시티에는 긴 차량행렬이 이어졌고 당나귀가 끄는 수레에도 주민들이 몸을 실었습니다. 

가자지구 남부에는 음식과 생필품을 배급받으려는 피란민들로 북적입니다.

일부는 남쪽 국경까지 도달했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이집트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라파 통로가 폐쇄됐기 때문입니다.

하마스 대원들이 민간인 틈에 끼어 들어와 분쟁이 확산될 것을 경계하는 이집트 정부가 국경 문을 닫은 겁니다.

[마리암 / 영국인 피란민]
"가는 곳마다 도망을 쳤고, 폭탄들과 죽은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 언젠가 나도 그들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탈출 과정에서 민간인을 태운 차량이 공습당해 70명이 숨졌다는 하마스 측의 주장도 나왔지만 이스라엘군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편집 : 김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