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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리 없이 죽는 줄”…교민 일가족 필사의 탈출기
2023-11-03 18:57 국제

[앵커]
뉴스에이 시작합니다.

저는 동정민입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안으로 들어가 가자시티 주변을 사실상 포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사전에 민간인에게 피하라고 경고했죠.

가자시티에 살던 한국인 교민 가족 5명이 가까스로 생사의 순간을 넘어 어제 이집트 피신에 성공했습니다.

방송 최초로 그 가족들을 만나 직접 긴박했던 탈출 순간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가자지구 그동안 연료도 식량도 떨어져서 중세시대와 같은 암흑이라고 전해드렸는데 실제 어떤 상황인지도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카이로 김기윤 특파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대형 승합차가 들어간 곳은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국 교민 일가족 5명이 국경 통과 후 400km를 달려 우리 땅을 밟는 순간입니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남은 가족 친지 걱정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최 모 씨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교민]
"첫 날부터 공격이 너무 심했어요. 내가 그냥 소리 없이 폭격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공포도 있고 그래서 이동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최 씨는 무력 충돌 발생 3일 만에 한국으로 귀화한 팔레스타인 남편과 함께 옷만 챙겨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이민 7년 만에 처음입니다.

처음엔 근처 시댁으로 갔지만 폭격이 점점 심해져 남부 도시까지 도망쳐야 했습니다.

며칠 뒤 집은 폭격에 무너졌습니다.

[최 모 씨]
"TV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심한 거예요. 교회 병원 학교 공격 안 하는 곳이 없으니까… (공격 이유로) 지하에 벙커가 있다 막 그래 버리니까. 엄청 오래된 교회인데 거기에 피신 간 분들도 다 죽어버렸으니까."

물자 보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름도 아껴 써야 했고, 태양열 발전기를 가진 사람에게 돈을 주고 전기를 이용하는 등 원시의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최 모 씨]
"기름이 없으면 갈 수 없잖아요. 최대한 사용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장작 불을 피워서 빵 같은 거 사 올 수 있는 만큼의 식품 사 오면 그걸로 나눠서 먹고…"

유언비어도 퍼져 갔습니다.

[최 모 씨]
"이스라엘 정부에서 공격하려고 그걸 예상하고 있어서 선제 공격이 들어갔다고 그렇게 알고 있어요."

SNS로 전쟁의 참상을 알린 열여덟 첫 째 딸을 포함해 자녀 3명도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최 모 씨]
(아기가 7개월 밖에 안 됐는데 좀 더 어렵고 힘들지 않으셨는지) "아니요. 희망이었어요. 전쟁 나고 있는데 웃을 일이 있겠어요. 딸이 그냥 '하하하' 웃으면 같이 한번 웃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 딸을 보고 희망을 찾은 것 같아요."

카이로에서 채널A뉴스 김기윤입니다.

영상편집: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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