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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현장 360]무료세차라더니…‘차가 사라졌다’
2025-06-14 19:3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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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중고거래 사이트를 보면 무료로 세차를 해준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홍보를 위해 공짜로 해준다는건데, 이 무료세차를 미끼로 차량을 절도하는 신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건현장360, 백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에서 3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경남 함안의 한 폐차장입니다.
'무료 세차'란 말을 믿고 맡긴 차량들이 이 폐차장에서 발견된 건데요.
사건의 내막을 추적해봤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
한 아파트 주차장.
검은 옷차림의 남성이 한 차량 앞에서 문자를 보냅니다.
이윽고 4시간을 내달려 한적한 시골길에 들어서자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고
[현장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길 안내를 종료합니다.) 하고 올게."
어디선가 이미 실려온 차량도 보입니다.
잠시 뒤, 가위를 든 남성이 주위를 살피더니 차를 밟고 올라서서 태연히 차량 부품을 제거합니다.
차량 주인도 아닌 이들 일당은 지난 달 전국적으로 활동한 차량 도난범들의 모습입니다.
이들은 개업 행사로 '무료 세차'를 해준다며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 글을 올려 피해자를 포섭했습니다.
[A 씨 / 무료 세차 사기 피해자]
"저도 뭐에 홀렸는지 모르겠는데 지원을 하게 됐어요. 따로 문자로 연락을 하면서 차 외관이나 내부 사진 찍어달라."
피해자들이 차량 도난을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새벽 시간대만 골라 범행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A 씨 / 무료 세차 사기 피해자]
"지금 밀려 있으니까 새벽에 와서 세차를 할 것 같다, 차 키를 차 안에 넣어달라고. 아침에 알게 됐어요. 다시 나왔을 때 차가 없어졌다는 걸 확인하고."
전국적으로 한 달 사이 피해자만 최소 7명.
도난 차량마다 피해는 제각각이지만 거의 폐차 수준였습니다.
한 피해자는 충격에 서울에서 300km 떨어진 경남 함안 폐차장에 차를 버려둔 상탭니다.
[B 씨 / 무료 세차 사기 피해자]
"요즘 경기가 많이 안 좋다보니까 의심이 하나도 없었어요. 전선이란 전선은 다 잘라져 있고. 애지중지했던 차량이라서 심적으로 많이 무너졌죠."
차량 전문가들은 일당이 도난 차량을 분해해 해외로 빼돌릴 목적으로 범행한 것 같다고 분석합니다.
[박종원 / 차량 수리 전문가]
"무차별적으로 잘라 놓은 상태였어요. 부품을 분해해서 수출이나 국내에서 판매 이런 것들을 좀 하려고 했던 걸로 의심이 되기는 해요."
경찰은 이들 일당 중 폐차장 일부 부지를 임대받아 차량을 분해한 20대 수출업자를 붙잡아 특수 절도 혐의로 구속했고 최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남은 일당을 뒤쫓고 있지만 텔레그램 등 sns로 지시가 이뤄져 특정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고 거래 앱을 통한 사기와 절도가 합쳐진 신종 범행,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건현장360> 백승우입니다.
PD : 엄태원 안현민
백승우 기자strip@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