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 조직은 정권마다 바뀝니다. 조직이 바뀌면 사람도 바뀌겠죠. 이재명 대통령실 조직도가 나왔는데요. 어떤 의미에서 이렇게 조직을 짰고, 그래서 누가 이 조직을 맡고 있을까요?
▶ 대통령비서실 3실장-11수석… 장관급 ‘3실장’은?
이재명 정부 대통령비서실은 ‘3실장-11수석’ 체제입니다. 실장들은 장관급, 수석은 차관급인데요.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찌감치 발표됐죠.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무‧홍보‧민정,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 쪽을 맡습니다. 정책실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3실장’을 완성했는데, 정책‧경제‧사회‧교육‧과학‧복지 등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에는 김용범 전 차관이 낙점됐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1962년생,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광주 대동고를 나왔습니다.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데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로 들어가 금융정책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로 갔다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까지 했죠.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기재부 1차관을 했는데요.
김용범 정책실장 인선에서 상당히 눈길을 끌었던 건, 관료 출신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기재부에 대해 그렇게 큰 신뢰가 있지는 않거든요. 이재명 대통령은 재정 확장 정책을 쓰면서 돈을 많이 풀어야 된다는 쪽이고, 기재부는 나라 살림을 살아야 되는 쪽이니까 돈을 잘 안 풀려고 합니다. 나라 곳간이 비면 돈을 빌려와야 하고, 그러면 빚이 많아지니까 돈 푸는 정책에 대해 기재부가 상당히 까다롭게 보죠.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은 기재부 관료들 때문에 돈을 못 푼다는 생각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정책실장에 기재부 관료 출신을 앉혔으니 상당히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런 해석도 나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기재부 1차관 때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코로나 때 문재인 정부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풀었죠. 곧 추경해서 지원금이 좀 나갈 것 같은데, 문재인 정부에서 해봤으니 그런 걸 잘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에서 된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김용범 정책실장이 대통령실로 오기 전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의 싱크탱크 대표이사를 지낸 부분도 눈길을 끕니다. 기재부 쪽 정통 관료들은 대부분 가상화폐나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부정적입니다. 실물 경제가 아니라면서 이 코인 자체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데요. 김용범 실장은 가상화폐에 대해서 상당히 해박하고, “원화 스테이블 코인 자체를 막을 수 없다. 이제는 억제가 아닌 설계로 스테이블 코인의 통화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을 해온 인사입니다. 그래서 이쪽 분야 관련 정책이 전과는 확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김용범은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몇 명 안 되는 경제 관료”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3실장’ 뿐 아니라, 아직 인선 발표는 안 됐지만 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장관급입니다. 윤석열 정부 때 만든 자리인데, 이 대통령이 ‘3실장+외교안보특보’ 이 체제는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져갑니다.
대통령비서실 ‘헤드’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강훈식 비서실장은 정치인이죠. 위성락 안보실장은 30년 외교부 공무원 출신에 국회의원을 하다가 왔으니 여기도 관료 출신이라 봐야 합니다. 거기에 김용범 정책실장도 기재부 관료 출신이죠. 정치인과 관료로 ‘3실장’을 채웠는데, 정치인과 관료의 강점은 실무가 강하고, 나라 돌아가는 거 잘 안다는 겁니다. 이 대통령이 ‘3실장’에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사람을 임명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강훈식 비서실장 직속 정무수석‧민정수석은?
자,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 밑에는 4명의 수석이 있습니다. 정무수석, 홍보소통수석, 경청통합수석, 민정수석인데요. 비서실장은 강훈식, 정무수석은 우상호, 홍보소통수석 이규연, 민정수석에는 오광수 변호사를 앉혔다가 자진사퇴 했죠. 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과 4수석 조직의 특징을 보면, 정무수석은 정치권과 연결하는 곳이죠. 여기에 중진급 우상호 전 의원을 앉힌 걸 보면 이 대통령이 이 자리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우상호 수석에게 “급수 따지지 말고 도와 달라”고 했다는데요. 비서실장이 장관급이고, 수석은 차관급입니다. 비서실장은 3선 의원 출신 강훈식인데, 우상호 의원은 4선 출신이죠. 거기다가 운동권 선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후배 밑에 가서 정무수석 해 달라고 요청한 거고, 우상호 수석은 흔쾌히 맡았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을 역임했죠. 당 대변인만 8차례를 지냈습니다. 이렇게 많이 대변인을 한 사람이 없을 겁니다. 언론하고 상당히 각별한 인사인데요. 민주당 원내대표를 했고, 지난 20대 대선 후에는 민주당 비대위원장까지 했었습니다. 이런 중량급 인사가 정무수석을 맡은 건데요. 강훈식 비서실장은 우 수석 인선 발표를 하면서 “여야를 초월한 소통은 물론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바로 국회에 가서 여야 당대표들을 만났는데요.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이 면전에서 세 가지 쓴 소리를 했죠. “대통령 됐다고 죄 없어지는 거 아니다”라며, ‘대통령 재판 중단법’에 대한 비판했고요. “공직은 수임료 주는 자리 아니다”라면서 이 대통령 변호인들이 대통령실에 들어와 있고, 헌법재판관 후보자로도 거론되는 부분에 대해 비판했고요. 그다음에 “마음대로 돈 풀지 말라. 국민 세금으로 포퓰리즘 하지 말라”고 비판했는데요. 이를 들은 우 수석은 반박하지 않고 “여과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 드리겠습니다. 그게 제 위치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 밑에는 정무수석을 도와 여야 정치권과 소통하는 정무비서관, 지자체를 담당하는 자치발전비서관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말에 이 정무수석 아래 비서관을 정무1비서관, 정무2비서관 등 4명으로 늘려놨던 걸 2명으로 줄였습니다.
홍보소통수석도 당연히 중요하겠죠. 밑에 비서관은 홍보기획비서관, 윤석열 정부에서 없앴던 국정홍보비서관과 국정기록비서관을 새로 신설했습니다. 대변인과 외신을 맡은 해외언론비서관, 과거 춘추관장이라 불렸던 기자들 담당하는 보도지원비서관, 온라인 소통 맡는 디지털소통비서관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는 비서관들이 꽤 임명이 됐죠. 대변인은 강유정, 보도지원비서관에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성남시장 때부터 알고 지낸 김상호, 디지털소통비서관에는 김남국 전 의원이 내정돼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총괄하는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1962년생, 중앙일보 기자 출신입니다. 중앙일보에서 탐사기획보도 1세대로 일하다가, JTBC로 넘어와 초대 보도국장과 탐사기획국장 등을 지냈는데요. ‘스포트라이트’라는 프로그램 진행을 하기도 했었죠. JTBC 보도 담당 대표이사를 지낸 뒤 퇴직했는데요. 그 후 국회의장 직속 자문위원을 하다가, 이번 대선 때 민주당에 들어와 이재명 선대위 공보특보로 대통령 대선을 도왔죠.
경청통합수석은 아직 발표가 안 됐는데요. 그 밑에 3개의 비서관이 있습니다. 국민들 이야기를 듣는, 예전 ‘민원비서관’이라 할 수 있는 국민경청비서관은 민원 들어온 걸 정리해서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국민통합비서관은 청년담당관을 겸직하는 자리고, 공공갈등조정비서관도 새로 생겼습니다. 공공 분야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라고 하면, 예전 사드 배치라든지 방사성 폐기장 설치 같은 문제에 대해 갈등이 벌어질 때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민정수석실. 여기가 지금 시끄럽죠.
민정수석은 사정기관과 정보를 쥐고 있고, 인사 검증도 맡고 있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민정수석실에는 4개의 비서관이 있는데, 먼저 민정비서관이 있습니다. 민정비서관도 민심을 듣는 자리인데, 마치 암행어사처럼 무슨 사건이 터지면 직접 내려가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는 자리입니다. 약간 대통령의 ‘별동부대’ 같은 느낌이에요. 검찰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움직임도 살피고, 감찰과 검증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고위공직자 검증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맡겼죠. 그땐 믿었으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법무부에서 고위공직자 검증하는 조직을 없애고, 다시 민정수석실로 가져왔습니다. 다시 민정비서관이 검증 기능을 맡게 되는 거죠. 상당히 중요하고, 막강한 자리입니다.
또 공무원들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 대통령과 관련된 법률 업무를 담당하는 ‘대통령의 변호인’ 법무비서관, 그리고 새로 신설된 사법제도비서관이 있습니다. 사법제도비서관은 ‘검찰 개혁’과 ‘사법부 개혁’을 담당하는데, 개혁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고 보면 되겠죠.
이들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에는 오광수 변호사가 내정됐다가 자진사퇴를 했습니다. 임명 발표 전부터 시끌시끌했는데, 오 전 수석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검찰 출신입니다. 대검 특수부 중수2과장 했고, 대구지검장과 고검장까지 했던 인물인데요. 차명 재산 의혹으로 결국 물러났지만,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로 임명 전부터 조국혁신당에서 “친윤 검찰이 환호할 인사다”, “검찰 개혁 적임자가 절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 개혁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로, 검찰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할 것”이라 설명했는데요. 여권 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때 조국 민정수석이 검찰 개혁을 제대로 못 해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당했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그때 제대로 못한 이유가 검찰을 잘 몰라서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오광수 변호사는 검찰을 잘 아니까 검찰 개혁을 더 잘할 수도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여권에서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자진사퇴를 했죠. 이제 이 대통령이 누구를 민정수석으로 세울지 갑론을박이 많은데, 지켜봐야겠습니다.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민정비서관에는 이태형 변호사를 앉혔습니다. 이태형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 걸린 선거법 위반 무죄 혐의 이끌어낸 변호인 중 한 명이고, 김혜경 여사 ‘혜경궁 김씨’ 의혹 사건 변호인이기도 했습니다.
공직기강비서관에는 전치영 변호사를 임명했는데, 이태형 변호사와 같은 로펌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중단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으로 참여했던 인물입니다. 법무비서관 이장형 변호사도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을 지냈습니다. 3명이 다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거죠. 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조상호 변호사도 지금 민정수석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직 직급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기도 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공직은 수임료 주는 자리가 아니다” 비판을 했던 건데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정수석실이 상당히 중요하고, 그래서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꾸린 것 같습니다.
▶ 대통령비서실장 직속 비서관들이 진짜 실세?
대통령비서실장 직속 비서관들, 1급이니 수석보다 낮은 직급이지만 사실 파워는 더 셀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인데요.
대통령실 안살림하는 총무비서관에는 ‘성남-경기라인’의 가장 핵심 실세로 평가받는 김현지 전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 대통령 곁에 늘 붙어있는 의전비서관에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임명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1부속실장도 ‘성남-경기라인’ 김남준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이고요. 김혜경 여사 담당할 제2부속실장에는 누가 올지도 관심입니다.
메시지 쓰는 연설비서관도 아직 안 나왔고, 정책실장과 별도로 대통령의 공약 등을 챙기는 국정기획비서관도 비서실장 직속으로 배치했습니다. 기록을 남기는 국정기록비서관, 그날 그날의 이슈 상황을 챙기는 국정상황실장,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비서관과 균형인사제도비서관도 있죠. 인사비서관은 경기도에서 이 대통령과 손발 맞췄던 김용채 비서관이 맡았습니다. 또 하나 생긴 게 관리비서관인데, 이정도 전 총무비서관이 임명됐습니다. 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문고리이자 눈‧손‧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짜 수족들이니 이 대통령 측근들을 쓰겠죠.

권혁기 의전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때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있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는 춘추관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친문 인사로 알려져 있었는데, 정무적 판단 능력을 갖췄고 언론과 친밀해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중용했습니다. 선대위에서 메시지 선임팀장을 지냈습니다.
새로 생긴 관리비서관은 한시적인 조직으로, 청와대로의 이전을 담당합니다. 개방돼 있던 청와대를 8월부터 막고 공사를 시작해서 대통령실을 옮길 텐데요. 처음엔 100일 얘기가 나왔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민관 같은 경우에는 너무 오래돼서 안전 등급 D등급 받고 그랬다 보니, 이왕 하는 거 오래 쓸 수 있도록 제대로 개비를 하기로 한 건데요. 이 관리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총무비서관을 지낸 이정도 비서관이 맡았습니다. 청와대 안살림 맡던 총무비서관을 했으니, 청와대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죠.
▶ 정책실장은 ‘관료 출신’, 재정기획보좌관은 ‘교수 출신’
이번엔 정책실장 라인 보겠습니다. 정책실장은 앞서 설명드린 김용범 전 차관. 그리고 수석급 1명이 더 있습니다. 재정기획보좌관이 새로 신설됐는데요. 여기도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정부 때 있다가 윤석열 정부 때 없앴던 걸 부활시킨 겁니다.
이 재정기획보좌관은 국가 예산을 관리하는 자리입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예산 업무를 기획재정부에 다 맡겨놨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국가 재정을 담당하는 보좌관을 별도로 만들어 놓은 겁니다.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기본사회’로 국가 재정을 많이 쓰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죠. 이를 위해서는 국가 예산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자리를 마련해 놓은 것 같습니다.
재정기획보좌관에는 류덕현 교수가 임명됐는데요. 김용범 정책실장이 기재부 관료 출신인데, 여기는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앉히면서, 기재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류덕현 보좌관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박사 출신이고, 거시 경제 전문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세수추계팀장도 한, 재정에 대해서 잘 아는 인사입니다.
정책실장 아래에는 3명의 수석 체제로 짜여졌습니다. 경제성장수석에 하준경 교수를, 사회수석에 문진영 교수를 임명했는데요. 정책실장은 관료 출신인데 보좌관‧수석은 다 교수로 임명한 거죠. 실무를 잘 아는 실장 밑에는 이론‧철학을 잘 알고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짜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수석은 이전에 ‘경제수석’이라 불리던 자리에 ‘성장’이란 단어를 붙였습니다. 그래서 실용의 대표적인 자리라고 많이들 해석을 합니다. 그 아래 비서관도 경제비서관이 아닌 성장경제비서관으로 ‘성장’이 들어갔습니다. 산업정책비서관, 국토교통비서관, 중소벤처비서관, 농림축산비서관이 있고, 해양수산비서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농림축산해양수산비서관이었는데, 여기서 ‘해양수산’을 따로 뗀 겁니다. 이 대통령의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을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진보 정권은 성장이 아닌 분배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 정부’를 내세우면서 성장 담론을 내놨죠. 하준경 수석이 이 대통령의 성장 담론을 함께 만든, ‘경제 책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2022년 대선 때와 이번 대선 때, 이재명 싱크탱크에서 경제분과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하 수석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거시 경제를 담당해 왔는데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임대차 3법’에 대해서 “집주인이 임차인 내쫓고 들어오게 하고, 해외에 사는 노인들이 서울 세입자 나가라고 하는 결과만 낳았다”면서 강하게 비판을 했던 터라, 문재인 정부와는 확연히 결이 다른 정책을 펼 걸로 예상됩니다.
사회수석실은 보건복지비서관, 노동비서관, 교육비서관, 문화체육비서관과 신설된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구성됩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없앤 여성가족비서관 자리를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확대 신설한 겁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 했지만, 이 대통령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죠.
문진영 사회수석도 교수 출신입니다.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인데,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때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를 지낸 인연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문 수석을 사회수석에 앉힌 건, 기본사회 공약 중 하나인 ‘아동수당’ 때문으로 보입니다. 아동수당 대상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공약인데, 문 수석이 이 공약을 설계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임기 동안 의지를 갖고 아동수당 확대를 추진할 것 같습니다.
AI미래기획수석도 새로 신설이 됐는데, 예전 과학기술수석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AI를 붙인 거죠. 아래 국가AI정책비서관도 신설됐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의 ‘AI 3대 강국’, ‘AI 100조 펀드’ 공약을 담당하는 비서관입니다. 과학기술연구비서관, ‘저출생 고령화’와 ‘정년 연장’ 등을 담당할 인구정책비서관, 그리고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기후에너지부 신설이죠. 대통령실에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특징을 보자면, ‘성장’으로 실용을 강조한 점.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 AI정책비서관, 성평등가족비서관, 청년담당관을 두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만의 색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겠죠.
▶ 외교‧안보 맡은 국가안보실에 신설된 자리는?
국가안보실은 아직 인선 발표가 많이 되지 않았습니다. 위성락 안보실장만 발표가 된 상황인데요. 안보실장 직속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이 새로 생겼습니다. 재난도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로바로 위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센터장을 새로 둔 겁니다. 아래에는 그대로 1차장-2차장-3차장 체제로 꾸려졌는데요. 1차장 밑에 있는 안보전략비서관은 국가안보실장이 주관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사무처 역할을 합니다. 이 대통령이 또 방위산업에 관심이 많죠. 국방비서관이 방위산업도 담당을 하게 됩니다. 2차장 산하에는 외교와 통일 정책을 담당하는 비서관들이 있고, 3차장 산하에는 경제안보비서관과 사이버안보비서관이 있습니다. 산업 스파이나 사이버 안보 관련해 국정원과 많이 논의를 하겠죠.

이재명 대통령실의 특징을 쭉 설명해드렸는데요. 재난 등 뭔가 일이 터지면, 언론도 이 조직도를 먼저 봅니다. 제대로 일했나 검증하려고. 재난이 터졌다면 제대로 국가위기관리센터에 바로 보고가 됐는지, 국가안보실장한테 보고가 됐는지, 국가안보실장은 바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 국민연금 문제라면 보건복지비서관과 인구정책비서관이 회의체를 만들었는지, 사회수석과 AI미래기획수석이 어떻게 논의하고 있는지 같은 걸 살펴볼 때 이 조직도를 보고 하거든요.
오늘 살펴본 건 대통령실이고, 이제 정부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가 되면 이재명 정부가 되는 겁니다. 지금 이한주 위원장이 맡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 개편안을 짜고 있는데요. 윤석열 정부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하려고 했지만, 국회에서 통과가 안 돼서 못 했죠. 이번에는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니까 정부 조직 개편안 내면 무조건 통과되는 겁니다. 정부 부처들은 어떻게 바뀌고, 누가 장관을 맡게 되는지 마무리되면 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유튜브 영상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신민철‧박현아 PD‧인턴 김수빈
▶ 대통령비서실 3실장-11수석… 장관급 ‘3실장’은?
이재명 정부 대통령비서실은 ‘3실장-11수석’ 체제입니다. 실장들은 장관급, 수석은 차관급인데요.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찌감치 발표됐죠.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무‧홍보‧민정,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 쪽을 맡습니다. 정책실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3실장’을 완성했는데, 정책‧경제‧사회‧교육‧과학‧복지 등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에는 김용범 전 차관이 낙점됐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1962년생,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광주 대동고를 나왔습니다.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데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로 들어가 금융정책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로 갔다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까지 했죠.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기재부 1차관을 했는데요.
김용범 정책실장 인선에서 상당히 눈길을 끌었던 건, 관료 출신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기재부에 대해 그렇게 큰 신뢰가 있지는 않거든요. 이재명 대통령은 재정 확장 정책을 쓰면서 돈을 많이 풀어야 된다는 쪽이고, 기재부는 나라 살림을 살아야 되는 쪽이니까 돈을 잘 안 풀려고 합니다. 나라 곳간이 비면 돈을 빌려와야 하고, 그러면 빚이 많아지니까 돈 푸는 정책에 대해 기재부가 상당히 까다롭게 보죠.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은 기재부 관료들 때문에 돈을 못 푼다는 생각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정책실장에 기재부 관료 출신을 앉혔으니 상당히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런 해석도 나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기재부 1차관 때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코로나 때 문재인 정부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풀었죠. 곧 추경해서 지원금이 좀 나갈 것 같은데, 문재인 정부에서 해봤으니 그런 걸 잘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에서 된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김용범 정책실장이 대통령실로 오기 전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의 싱크탱크 대표이사를 지낸 부분도 눈길을 끕니다. 기재부 쪽 정통 관료들은 대부분 가상화폐나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부정적입니다. 실물 경제가 아니라면서 이 코인 자체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데요. 김용범 실장은 가상화폐에 대해서 상당히 해박하고, “원화 스테이블 코인 자체를 막을 수 없다. 이제는 억제가 아닌 설계로 스테이블 코인의 통화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을 해온 인사입니다. 그래서 이쪽 분야 관련 정책이 전과는 확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김용범은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몇 명 안 되는 경제 관료”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3실장’ 뿐 아니라, 아직 인선 발표는 안 됐지만 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장관급입니다. 윤석열 정부 때 만든 자리인데, 이 대통령이 ‘3실장+외교안보특보’ 이 체제는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져갑니다.
대통령비서실 ‘헤드’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강훈식 비서실장은 정치인이죠. 위성락 안보실장은 30년 외교부 공무원 출신에 국회의원을 하다가 왔으니 여기도 관료 출신이라 봐야 합니다. 거기에 김용범 정책실장도 기재부 관료 출신이죠. 정치인과 관료로 ‘3실장’을 채웠는데, 정치인과 관료의 강점은 실무가 강하고, 나라 돌아가는 거 잘 안다는 겁니다. 이 대통령이 ‘3실장’에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사람을 임명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강훈식 비서실장 직속 정무수석‧민정수석은?
자,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 밑에는 4명의 수석이 있습니다. 정무수석, 홍보소통수석, 경청통합수석, 민정수석인데요. 비서실장은 강훈식, 정무수석은 우상호, 홍보소통수석 이규연, 민정수석에는 오광수 변호사를 앉혔다가 자진사퇴 했죠. 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과 4수석 조직의 특징을 보면, 정무수석은 정치권과 연결하는 곳이죠. 여기에 중진급 우상호 전 의원을 앉힌 걸 보면 이 대통령이 이 자리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우상호 수석에게 “급수 따지지 말고 도와 달라”고 했다는데요. 비서실장이 장관급이고, 수석은 차관급입니다. 비서실장은 3선 의원 출신 강훈식인데, 우상호 의원은 4선 출신이죠. 거기다가 운동권 선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후배 밑에 가서 정무수석 해 달라고 요청한 거고, 우상호 수석은 흔쾌히 맡았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을 역임했죠. 당 대변인만 8차례를 지냈습니다. 이렇게 많이 대변인을 한 사람이 없을 겁니다. 언론하고 상당히 각별한 인사인데요. 민주당 원내대표를 했고, 지난 20대 대선 후에는 민주당 비대위원장까지 했었습니다. 이런 중량급 인사가 정무수석을 맡은 건데요. 강훈식 비서실장은 우 수석 인선 발표를 하면서 “여야를 초월한 소통은 물론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바로 국회에 가서 여야 당대표들을 만났는데요.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이 면전에서 세 가지 쓴 소리를 했죠. “대통령 됐다고 죄 없어지는 거 아니다”라며, ‘대통령 재판 중단법’에 대한 비판했고요. “공직은 수임료 주는 자리 아니다”라면서 이 대통령 변호인들이 대통령실에 들어와 있고, 헌법재판관 후보자로도 거론되는 부분에 대해 비판했고요. 그다음에 “마음대로 돈 풀지 말라. 국민 세금으로 포퓰리즘 하지 말라”고 비판했는데요. 이를 들은 우 수석은 반박하지 않고 “여과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 드리겠습니다. 그게 제 위치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상호 정무수석 밑에는 정무수석을 도와 여야 정치권과 소통하는 정무비서관, 지자체를 담당하는 자치발전비서관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말에 이 정무수석 아래 비서관을 정무1비서관, 정무2비서관 등 4명으로 늘려놨던 걸 2명으로 줄였습니다.
홍보소통수석도 당연히 중요하겠죠. 밑에 비서관은 홍보기획비서관, 윤석열 정부에서 없앴던 국정홍보비서관과 국정기록비서관을 새로 신설했습니다. 대변인과 외신을 맡은 해외언론비서관, 과거 춘추관장이라 불렸던 기자들 담당하는 보도지원비서관, 온라인 소통 맡는 디지털소통비서관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는 비서관들이 꽤 임명이 됐죠. 대변인은 강유정, 보도지원비서관에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성남시장 때부터 알고 지낸 김상호, 디지털소통비서관에는 김남국 전 의원이 내정돼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총괄하는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1962년생, 중앙일보 기자 출신입니다. 중앙일보에서 탐사기획보도 1세대로 일하다가, JTBC로 넘어와 초대 보도국장과 탐사기획국장 등을 지냈는데요. ‘스포트라이트’라는 프로그램 진행을 하기도 했었죠. JTBC 보도 담당 대표이사를 지낸 뒤 퇴직했는데요. 그 후 국회의장 직속 자문위원을 하다가, 이번 대선 때 민주당에 들어와 이재명 선대위 공보특보로 대통령 대선을 도왔죠.
경청통합수석은 아직 발표가 안 됐는데요. 그 밑에 3개의 비서관이 있습니다. 국민들 이야기를 듣는, 예전 ‘민원비서관’이라 할 수 있는 국민경청비서관은 민원 들어온 걸 정리해서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국민통합비서관은 청년담당관을 겸직하는 자리고, 공공갈등조정비서관도 새로 생겼습니다. 공공 분야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라고 하면, 예전 사드 배치라든지 방사성 폐기장 설치 같은 문제에 대해 갈등이 벌어질 때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민정수석실. 여기가 지금 시끄럽죠.
민정수석은 사정기관과 정보를 쥐고 있고, 인사 검증도 맡고 있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민정수석실에는 4개의 비서관이 있는데, 먼저 민정비서관이 있습니다. 민정비서관도 민심을 듣는 자리인데, 마치 암행어사처럼 무슨 사건이 터지면 직접 내려가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는 자리입니다. 약간 대통령의 ‘별동부대’ 같은 느낌이에요. 검찰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움직임도 살피고, 감찰과 검증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고위공직자 검증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맡겼죠. 그땐 믿었으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법무부에서 고위공직자 검증하는 조직을 없애고, 다시 민정수석실로 가져왔습니다. 다시 민정비서관이 검증 기능을 맡게 되는 거죠. 상당히 중요하고, 막강한 자리입니다.
또 공무원들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 대통령과 관련된 법률 업무를 담당하는 ‘대통령의 변호인’ 법무비서관, 그리고 새로 신설된 사법제도비서관이 있습니다. 사법제도비서관은 ‘검찰 개혁’과 ‘사법부 개혁’을 담당하는데, 개혁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고 보면 되겠죠.
이들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에는 오광수 변호사가 내정됐다가 자진사퇴를 했습니다. 임명 발표 전부터 시끌시끌했는데, 오 전 수석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검찰 출신입니다. 대검 특수부 중수2과장 했고, 대구지검장과 고검장까지 했던 인물인데요. 차명 재산 의혹으로 결국 물러났지만,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로 임명 전부터 조국혁신당에서 “친윤 검찰이 환호할 인사다”, “검찰 개혁 적임자가 절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 개혁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로, 검찰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할 것”이라 설명했는데요. 여권 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때 조국 민정수석이 검찰 개혁을 제대로 못 해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당했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그때 제대로 못한 이유가 검찰을 잘 몰라서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오광수 변호사는 검찰을 잘 아니까 검찰 개혁을 더 잘할 수도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여권에서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자진사퇴를 했죠. 이제 이 대통령이 누구를 민정수석으로 세울지 갑론을박이 많은데, 지켜봐야겠습니다.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민정비서관에는 이태형 변호사를 앉혔습니다. 이태형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 걸린 선거법 위반 무죄 혐의 이끌어낸 변호인 중 한 명이고, 김혜경 여사 ‘혜경궁 김씨’ 의혹 사건 변호인이기도 했습니다.
공직기강비서관에는 전치영 변호사를 임명했는데, 이태형 변호사와 같은 로펌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중단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으로 참여했던 인물입니다. 법무비서관 이장형 변호사도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을 지냈습니다. 3명이 다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거죠. 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조상호 변호사도 지금 민정수석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직 직급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기도 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공직은 수임료 주는 자리가 아니다” 비판을 했던 건데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정수석실이 상당히 중요하고, 그래서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로 꾸린 것 같습니다.
▶ 대통령비서실장 직속 비서관들이 진짜 실세?
대통령비서실장 직속 비서관들, 1급이니 수석보다 낮은 직급이지만 사실 파워는 더 셀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인데요.
대통령실 안살림하는 총무비서관에는 ‘성남-경기라인’의 가장 핵심 실세로 평가받는 김현지 전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 대통령 곁에 늘 붙어있는 의전비서관에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임명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1부속실장도 ‘성남-경기라인’ 김남준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이고요. 김혜경 여사 담당할 제2부속실장에는 누가 올지도 관심입니다.
메시지 쓰는 연설비서관도 아직 안 나왔고, 정책실장과 별도로 대통령의 공약 등을 챙기는 국정기획비서관도 비서실장 직속으로 배치했습니다. 기록을 남기는 국정기록비서관, 그날 그날의 이슈 상황을 챙기는 국정상황실장,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비서관과 균형인사제도비서관도 있죠. 인사비서관은 경기도에서 이 대통령과 손발 맞췄던 김용채 비서관이 맡았습니다. 또 하나 생긴 게 관리비서관인데, 이정도 전 총무비서관이 임명됐습니다. 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문고리이자 눈‧손‧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진짜 수족들이니 이 대통령 측근들을 쓰겠죠.

권혁기 의전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때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있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는 춘추관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친문 인사로 알려져 있었는데, 정무적 판단 능력을 갖췄고 언론과 친밀해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중용했습니다. 선대위에서 메시지 선임팀장을 지냈습니다.
새로 생긴 관리비서관은 한시적인 조직으로, 청와대로의 이전을 담당합니다. 개방돼 있던 청와대를 8월부터 막고 공사를 시작해서 대통령실을 옮길 텐데요. 처음엔 100일 얘기가 나왔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민관 같은 경우에는 너무 오래돼서 안전 등급 D등급 받고 그랬다 보니, 이왕 하는 거 오래 쓸 수 있도록 제대로 개비를 하기로 한 건데요. 이 관리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총무비서관을 지낸 이정도 비서관이 맡았습니다. 청와대 안살림 맡던 총무비서관을 했으니, 청와대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죠.
▶ 정책실장은 ‘관료 출신’, 재정기획보좌관은 ‘교수 출신’
이번엔 정책실장 라인 보겠습니다. 정책실장은 앞서 설명드린 김용범 전 차관. 그리고 수석급 1명이 더 있습니다. 재정기획보좌관이 새로 신설됐는데요. 여기도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정부 때 있다가 윤석열 정부 때 없앴던 걸 부활시킨 겁니다.
이 재정기획보좌관은 국가 예산을 관리하는 자리입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예산 업무를 기획재정부에 다 맡겨놨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국가 재정을 담당하는 보좌관을 별도로 만들어 놓은 겁니다.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기본사회’로 국가 재정을 많이 쓰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죠. 이를 위해서는 국가 예산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자리를 마련해 놓은 것 같습니다.
재정기획보좌관에는 류덕현 교수가 임명됐는데요. 김용범 정책실장이 기재부 관료 출신인데, 여기는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앉히면서, 기재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류덕현 보좌관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박사 출신이고, 거시 경제 전문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세수추계팀장도 한, 재정에 대해서 잘 아는 인사입니다.
정책실장 아래에는 3명의 수석 체제로 짜여졌습니다. 경제성장수석에 하준경 교수를, 사회수석에 문진영 교수를 임명했는데요. 정책실장은 관료 출신인데 보좌관‧수석은 다 교수로 임명한 거죠. 실무를 잘 아는 실장 밑에는 이론‧철학을 잘 알고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로 짜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수석은 이전에 ‘경제수석’이라 불리던 자리에 ‘성장’이란 단어를 붙였습니다. 그래서 실용의 대표적인 자리라고 많이들 해석을 합니다. 그 아래 비서관도 경제비서관이 아닌 성장경제비서관으로 ‘성장’이 들어갔습니다. 산업정책비서관, 국토교통비서관, 중소벤처비서관, 농림축산비서관이 있고, 해양수산비서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농림축산해양수산비서관이었는데, 여기서 ‘해양수산’을 따로 뗀 겁니다. 이 대통령의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을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진보 정권은 성장이 아닌 분배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 정부’를 내세우면서 성장 담론을 내놨죠. 하준경 수석이 이 대통령의 성장 담론을 함께 만든, ‘경제 책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2022년 대선 때와 이번 대선 때, 이재명 싱크탱크에서 경제분과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하 수석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거시 경제를 담당해 왔는데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임대차 3법’에 대해서 “집주인이 임차인 내쫓고 들어오게 하고, 해외에 사는 노인들이 서울 세입자 나가라고 하는 결과만 낳았다”면서 강하게 비판을 했던 터라, 문재인 정부와는 확연히 결이 다른 정책을 펼 걸로 예상됩니다.
사회수석실은 보건복지비서관, 노동비서관, 교육비서관, 문화체육비서관과 신설된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구성됩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없앤 여성가족비서관 자리를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확대 신설한 겁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 했지만, 이 대통령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죠.
문진영 사회수석도 교수 출신입니다.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인데,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때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를 지낸 인연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문 수석을 사회수석에 앉힌 건, 기본사회 공약 중 하나인 ‘아동수당’ 때문으로 보입니다. 아동수당 대상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공약인데, 문 수석이 이 공약을 설계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임기 동안 의지를 갖고 아동수당 확대를 추진할 것 같습니다.
AI미래기획수석도 새로 신설이 됐는데, 예전 과학기술수석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AI를 붙인 거죠. 아래 국가AI정책비서관도 신설됐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의 ‘AI 3대 강국’, ‘AI 100조 펀드’ 공약을 담당하는 비서관입니다. 과학기술연구비서관, ‘저출생 고령화’와 ‘정년 연장’ 등을 담당할 인구정책비서관, 그리고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기후에너지부 신설이죠. 대통령실에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특징을 보자면, ‘성장’으로 실용을 강조한 점.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 AI정책비서관, 성평등가족비서관, 청년담당관을 두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만의 색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겠죠.
▶ 외교‧안보 맡은 국가안보실에 신설된 자리는?
국가안보실은 아직 인선 발표가 많이 되지 않았습니다. 위성락 안보실장만 발표가 된 상황인데요. 안보실장 직속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이 새로 생겼습니다. 재난도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로바로 위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센터장을 새로 둔 겁니다. 아래에는 그대로 1차장-2차장-3차장 체제로 꾸려졌는데요. 1차장 밑에 있는 안보전략비서관은 국가안보실장이 주관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사무처 역할을 합니다. 이 대통령이 또 방위산업에 관심이 많죠. 국방비서관이 방위산업도 담당을 하게 됩니다. 2차장 산하에는 외교와 통일 정책을 담당하는 비서관들이 있고, 3차장 산하에는 경제안보비서관과 사이버안보비서관이 있습니다. 산업 스파이나 사이버 안보 관련해 국정원과 많이 논의를 하겠죠.

이재명 대통령실의 특징을 쭉 설명해드렸는데요. 재난 등 뭔가 일이 터지면, 언론도 이 조직도를 먼저 봅니다. 제대로 일했나 검증하려고. 재난이 터졌다면 제대로 국가위기관리센터에 바로 보고가 됐는지, 국가안보실장한테 보고가 됐는지, 국가안보실장은 바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 국민연금 문제라면 보건복지비서관과 인구정책비서관이 회의체를 만들었는지, 사회수석과 AI미래기획수석이 어떻게 논의하고 있는지 같은 걸 살펴볼 때 이 조직도를 보고 하거든요.
오늘 살펴본 건 대통령실이고, 이제 정부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가 되면 이재명 정부가 되는 겁니다. 지금 이한주 위원장이 맡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 개편안을 짜고 있는데요. 윤석열 정부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하려고 했지만, 국회에서 통과가 안 돼서 못 했죠. 이번에는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니까 정부 조직 개편안 내면 무조건 통과되는 겁니다. 정부 부처들은 어떻게 바뀌고, 누가 장관을 맡게 되는지 마무리되면 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유튜브 영상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신민철‧박현아 PD‧인턴 김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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