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q3tXKnSXsJY
지난 5월 25일 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 출입구가 열리자
마크롱 대통령 얼굴을 향해 손이 날아옵니다.

그는 취재진의 카메라가
촬영 중임을 바로 알아챕니다.
멋쩍은 듯 잠시 웃더니
서둘러 전용기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잠시 후 마크롱 대통령 홀로 전용기 밖으로 나오는데요.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뒤따라 나옵니다.
기존의 부부가 다정하게 팔짱을 끼던 모습과 많이 다르죠.
브리지트 여사는 처음엔 웃었지만
이내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남편이 내민 오른팔까지 거부했죠.
옷을 보니 그 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브리지트 여사였습니다.
마크롱은 맞고 사는 대통령이라는 불화설까지 불거졌습니다.
오늘은 마크롱 대통령 내외의 비밀스러운 사생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동아일보와 채널A의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만약 한국 대통령이 이런 구설에 휘말리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세계적인 망신이다.
대통령 체면이 서지 않는다.
이런 부정적인 여론이 크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정작 프랑스인들은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입니다.
관련 기사들에는 조롱성 댓글도 서슴없이 달렸는데요.
나도 마크롱을 때려주고 싶은데 브리지트가 부럽다거나
마크롱이 자주 맞는지 피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며
고소해 하는 반응들이 가장 많습니다.
선생님이 학생을 체벌하는 건 금지돼 있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고등학생 때 브리지트 여사가
선생님이었던 사실을 환기시킨 것입니다.
그나마 댓글들은 귀여울 정도입니다.
프랑스와 라이벌 국가로 꼽히는 영국에서는
황색 언론들이 신이 났습니다.
영국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어떤 대화를 나눈 건지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입 모양 읽기 전문가까지 고용해 취재했는데요.
매체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아내에게
팔짱을 끼라고 팔을 내밀었을 때
브리지트 여사는 "나가 이 멍청아"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이에 마크롱이 "제발 한 번만 해봅시다"라고 사정사정했습니다.
하지만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고 하네요.
입이 너무 작게 움직여서 해독이 쉽지 않았을 텐데
대화의 진실은 두 사람만이 알고 있겠죠.
▶수습에 나선 엘리제궁, "이건 AI 조작 영상"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에는 AI로 조작된 것이라며
진위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을 싫어하는 러시아가
AI로 영상을 조작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찍은 미국 AP통신이
실제 영상임을 확인했죠.
결국 엘리제궁도 뿌리를 내렸습니다.
부부는 순방 직전에 장난을 치며
긴장을 풀었다고 해명했죠.
장난치고는 과격하긴 했습니다.
엘리제궁뿐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들도 수습에 나섰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측근은
현지 언론인 일간 르피가로에
커플 간의 평범한 말다툼이었다고 설명했죠.
또 다른 측근은 BFM TV에 부정적인 댓글은
주로 친러시아 계정에서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엘리제궁과 측근들의 갖은 노력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는데요.
결국 마크롱 대통령 직접 나섭니다.
전용기 부부 싸움 다음 날
기자회견을 하던 중에 영상을 언급했습니다.

"아내와 저는 종종 그렇듯 농담을 주고받았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영상을 보고
제가 코카인을 나눠 먹었다거나,
튀르키예 대통령과 일대일로 마찰을 빚었다거나,
지금 제가 아내와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죠.
세 가지 영상은 진짜지만 그런 소문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뉴스의 본질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마크롱 대통령 내외는
애정 전선에 이상이 없다며 애쓰는 모습입니다.
부부 싸움 논란이 시작된 베트남에선
하노이 구시가지를 산책하기도 했죠.
손을 잡고 호숫가를 걷거나 성당을 방문했습니다.
베트남 시민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27일에는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로 이동했는데요.
자카르타 공항에서 부부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습니다.
전용기 문이 열리자, 마크롱 대통령은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죠.

브리지트 여사는 차분하게 남편을 기다립니다.
마크롱 대통령 여사에게 오른팔을 내밀자
이번엔 자연스럽게 팔짱을 낍니다.
두 사람은 계단을 천천히 내려와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 로맨스 VS 루머, 위기의 마크롱 부부?!
사실 프랑스에선 마크롱 대통령 부부에 대한
소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사실과 루머가 뒤섞여 있는데요.
일단 그들의 로맨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39세의 젊은 나이가 화제였습니다.
그보다 더 화제였던 건 아내와의 나이 차였죠.
무려 25살이나 차이가 납니다.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었습니다.
당시 3명의 자녀를 둔 기혼자였죠.
그럼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선생님과의 사랑에 빠졌습니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브리지트 여사와의
결혼을 선언하고 맙니다.
고민하던 브리지트 여사는
결국 이혼을 선택하고 2007년 결혼했습니다.
브리지트 여사에게는 현재 3명의 자녀와
7명의 손주가 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 사이에는 자녀가 없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브리지트 여사의 자녀와 손주
모두 자신의 가족이라고 말하고 있죠.
이 러브 스토리는 과거 무명에 가까웠던 마크롱을
대통령 후보로 급부상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장한 뒤에는 가십거리가 됐죠.
가장 널리 퍼진 루머는
마크롱 대통령의 위장 결혼설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실 동성애자이고
이를 숨기려 브리지트 여사와 결혼했다는 소문입니다.
브리지트 여사가 트랜스젠더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소문이죠.
장미셸 트로뇨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구체적인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프랑스 극우 성향 언론인
나타샤 레이가 처음 제기한 루머입니다.
미국의 극우 논객들까지 루머에 가세했죠.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 루머는
프랑스 법원까지 가게 됐습니다.
결국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판명됐는데요.
해당 루머를 퍼뜨린 인물들은
명예훼손 혐의로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브리지트 여사는 사람들이 우리의 나이 차에 놀라고
이해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한다고도 했죠.
하지만 나는 상처받고 고통받았다며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합니다.
▶슈퍼맘이자 K-POP 팬, 반전 있는 브리지트 마크롱
그럼, 브리지트 여사는 어떤 인물일까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애 셋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슈퍼맘입니다.
은행가였던 전 남편 사이에서
세바스티앙, 로랑스, 티펜 세 자녀를 뒀죠.
각각 심장 전문의, 변호사, 통계 엔지니어로 훌륭하게 성장했습니다.
자녀들을 잘 키웠듯이 남편도 잘 키운 것 같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종종 아내가
정식적인 지주임을 밝히곤 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에선
집에 내게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도 했죠.
아내가 자신에게 닻과 같은 존재라고도 표현했다고 하네요.
브리지트 여사가 마크롱 대통령의
숨은 전략가일 수도 있겠습니다.
프랑스에선 브리지트 여사의
케이팝 사랑이 워낙 유명합니다.
여사가 주최하는 자선 콘서트엔
케이팝 스타들이 총출동하죠.
올해 파리 라뎅파스 아레나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선 제이홉이 무대를 열었죠.

피날레는 지디와 태양이 장식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8년간 집권하며 제일 잘한 일은
지디와 태양을 데려온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브리지트 여사는 남편만큼이나 에너지가 젊은 것 같네요.
가끔 흘러나오는 노래에 흥을 못 이겨
춤을 추는 모습도 포착됐었습니다.
대통령 부부도 사람인데
부부 싸움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해외에선 나라의 얼굴인데
감정적인 행동은 자제해야겠죠.
그러니 이번 주먹싸움에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프랑스인들을 이를 심각하게 여기기보다
웃음거리로 만들어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랑스적인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마크롱 부부는 지금쯤 아마
이불킥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워낙 로맨틱한 커플로 알려졌는데
그 이미지가 좀 깨졌으니까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프랑스 대통령 부부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파리 소식 기대해 주세요.
취재 : 조은아 기자
제작 : 김도현 CD
작가 : 박정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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