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 360]몇푼 아끼려다 엔진고장 내는 ‘가짜 석유’

2025-06-21 19:28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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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때마다 서민들은 치솟는 기름 값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때면 가짜 기름을 유통하는 판매업자들이 특히 기승을 부리곤하는데요.

암행 차량을 타고 단속 현장을 동행해봤습니다. 

사건현장 360, 이혜주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처럼 기름 값이 오를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불법 행위가 있습니다.

이물질을 섞어 만든 가짜 석유를 팔거나 사서 비용을 아끼는 건데요.

더 교묘해진 가짜 석유 유통 실태를 추적해봤습니다.

대형 버스들이 서 있는 광주의 한 도로.
 
인근엔 주유소도 없는데, 도로에서 기름 자국을 봤다고 합니다.

[인근 상인]
"한 번씩 여기서 보면 정비도 조금씩 해요. 바닥에 기름이 좀 쌓여 있더라고요."

이 부근에서 전세버스 업체를 운영하는 70대 A 씨는 "족발집 운영에 쓴다"며 담양에 있는 주유소에서 등유를 산 뒤 경유를 섞어 가짜 석유를 만들었습니다.

전세버스에 1년 넘게 가짜 석유를 주유했는데 그 양은 2만 리터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조직적으로 판매됐는지 수사 중입니다.

이렇게 불법인 가짜 석유를 쓰는 건 싸다는 게 이유지만,

[B 씨 / 가짜 석유 주유 경험 버스 기사]
"<<얼마 정도 쌌었어요?>> 리터당 한 300~400원 정도."

최근엔 너무 싸도 '가짜'로 의심 받으니 리터당 최대 100원만 아껴 팔기도 합니다.

문제는 계속 넣다보면 차에 이상 증상이 생기고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겁니다.

[C 씨 / 가짜 석유 주유 경험 버스 기사]
"차가 안 나가고 차 뒤에 말도 못하게 연기가 막 불나는 것처럼 나와."

은밀한 가짜 석유 거래를 막기 위해 기름 제조에 손 쉬운 주유소 불시 단속은 필수입니다.

[현장음]
"3만 원이요."

석유관리원은 암행 차량을 타고 소비자인 척 주유한 뒤 성분 분석을 진행합니다.

[박조용 / 한국석유관리원 전북본부 시험팀]
"등유에 발색을 일으키는 성분을 저희가 첨가해서 유통을 하고 있어요. 그거하고 반응을 해서 색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경유 안에 등유 대신 선박용 기름과 화학약품을 넣은 가짜 석유 제조 방식도 진화 중입니다.

하지만 가짜 석유 주유소를 적발해도 제재는 솜방망입니다.

최근 간판을 바꿔단 경북의 한 주유소. 

이동식 주유 탱크로 가짜 석유를 판매해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다시 문 연 건데 업주는 실수라고 말합니다.

[가짜 석유 판매 주유소 업주]
"(주유 탱크에) 경유도 실을 수 있고 석유(등유)도 실을 수 있거든요. 기계가 아닌 이상은 조금 섞일 수가 있거든."

가짜 석유 판매로 3번은 적발돼야 영업 등록이 취소됩니다.

최근 4년간 적발돼 추징한 세액은 400억 원대.

가짜 석유 불법 유통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다각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사건현장 360 이혜주입니다.

PD: 엄태원 안현민


이혜주 기자plz@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