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사당 100년 만에 일본에서 귀환

2025-06-24 08:40   문화

 해체되기 전 일본 가마쿠라에 있었던 관월당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왕실 사당 건축물로 추정되는 '관월당(観月堂)'이 일본으로 반출된지 약 100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3일 관월당이 자리잡고 있던 일본 사찰 고덕원(高德院) 측과 관월당을 돌려받는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관월당은 일본에서 해체돼 보존·복원을 위해 한국으로 이송돼 있습니다.

관월당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조선 후기 왕실 사당 양식의 목조 건축물입니다. 맞배지붕 단층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1924년 조선식산은행이 야마이치증권의 초대 사장 스기노 기세이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일본 도쿄로 이전된 뒤 1930년 뒤 스기노가 가마쿠라시의 고덕원에 기증하면서 고덕원 경내로 이전됐습니다. 해체 전까지는 관음보살상을 봉안한 기도처로 활용됐습니다.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가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면서 이번 반환에 큰 진척을 보였습니다. 사토 주지는 해체와 운송 등 일본 내에서의 제반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국가유산청 등은 관월당을 연구·조사, 단청 기록화 및 보존처리 등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관월당은 대군급 왕실 사당 규모이며 궁궐 건축에서 나타나는 장식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와에도 용문, 거미문, 귀면문 등의 암막새가 사용됐습니다. 특히 용문의 경우 궁궐이나 왕실과 관련이 있는 건축 요소입니다.

단청에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후반 다시 채색된 흔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건물 해체 때 상량문 등 건축 당시 자료가 발견되지 않아 건물의 원래 명칭, 위치, 배향 인물 등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문화재청은 향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는 "(한국의) 국가유산청의 요청을 받아 앞으로 최적의 보존을 위해서는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해 기증을 결정하게 됐다. 한국 내 적절한 장소에서 그 본래의 가치를 온전히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소장자의 진정성 있는 기증과 한일 양국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문화유산을 매개로 상호 존중과 공감의 가치를 실현한 모범 사례로 평가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장치혁 기자jangta@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