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항공기 운행 중단…유럽 곳곳 ‘산불 비상’

2025-08-09 19:19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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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리스와 튀르키예 산불 상황이 심상찮습니다.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일대가 바짝 말라붙은 가운데 강풍까지 겹치면서 진화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소방용 항공기가 바다에서 물을 퍼 불을 꺼야하는 만큼 일부 비행기 운항이 중단되고 선박까지 통제되고 있습니다.

문예빈 기자입니다.

[기자]
모스크 첨탑 너머로 잿빛 연기가 퍼져 모든 걸 뒤덮습니다.

주택가 근처로 번진 불에 연기는 주황색으로 물들고 밤낮 구분이 힘들 정도입니다.

옥상에 오른 주민들이 호스로 물을 뿌려보지만, 거대한 화마 앞에선 역부족입니다.

현지시각 어제 튀르키예 북서부 차나칼레주 농촌서 강풍을 타고 번진 불길이 숲과 마을을 집어삼켰습니다.
 
이 불로 지중해와 흑해를 잇는 다르다넬스 해협의 선박 운항이 모두 중단됐고, 차나칼레공항도 구조 및 소방용 항공기 외엔 이착륙이 금지됐습니다.

같은 날, 그리스 아테네 외곽에서도대형 산불이 나 노인 1명이 숨졌습니다.

산등성이를 타고 달려드는 불길에 맞서 소방대원들이 사투를 벌였지만, 거센 강풍이 진압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리스 주민]
"바람이 너무 강해서 서 있기도 힘들고, 불도 계속 번졌어요."

로이터 등 외신은 올 여름 지중해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과 강풍,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대규모 산불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회색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고, 지붕 가장자리를 따라 불길이 타오릅니다.

광장은 불길을 피해 몰려든 관광객들로 가득 찼고, 곳곳서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현지시각 어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대성당에서 불이 났습니다.

대성당 내부 청소 차량에서 시작된 불이 주변 나무로 옮겨 붙으며 순식간에 번졌고, 화재는 3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무슬림 왕조 시절 모스크로 세워진 메스키타 대성당은 1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지역의 대표적 관광명소입니다.

채널A 뉴스 문예빈입니다.

영상편집: 장세례

문예빈 기자dalyebi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