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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이낙연 “한반도 상황 급박한데 李구상 태평하게 들려” [정치시그널]

2025-09-25 09:35 정치

[시그널픽 - 이낙연 전 국무총리]
"한반도 상황 급박한데, 李 END 구상은 태평하게 들려"
"비핵화 구상, 정치지도자 메시지로는 안이하게 들려"
"대미 무역협상, 처음에 잘됐다고 한 게 더 큰 혼란 야기"
"사법개혁, 사법부에 권력 입김 넣기 쉽게 하겠다는 것"
"대북송금 공소취소 성공하면 법치·민주주의 실패"
"李, 임기 관련해 '하루도 더도 덜도 않겠다'고 선언해야"
"추미애·이언주, 콤플렉스 있는 분들…저를 공격해 영업"
"국힘 장외집회 윤어게인 등장, 치명적 약점 드러내는 것"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 인터뷰 내용을 인용 보도할 경우 프로그램명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본 방송 내용의 저작권은 채널A에 있습니다.

■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은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8시~8시 50분까지 유튜브 ‘채널A 뉴스’와 '정치속풀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채널A 뉴스 : www.youtube.com/@channelA-news
정치속풀이 : www.youtube.com/@정치속풀이

◆프로그램 :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오전 8시~8시 50분. 유튜브 ‘채널A 뉴스’)
◆진행 : 노은지 채널A 부장
◆출연 : 이낙연 전 국무총리

<시그널 Pick>
▷ 노은지 : 오늘 <시그널 Pick>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낙연 : 네, 안녕하세요?

▷ 노은지 : 반갑습니다. 모셨으니까 저희가 지금 대통령이 뉴욕에 방문 중이어서 유엔총회 기조연설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END 구상이라고 해서 교류와 관계정상화, 비핵화의 영어 앞 글자를 딴 END 구상을 제시했는데 이걸 놓고 비현실적이다. 그리고 또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거 아니냐. 여러 가지 논란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총리님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이 구상에 대해서.

▶ 이낙연 : 우선 한반도 상황이 몹시 급박한데 그 급박한 상황에 비하면 조금 태평하게 들린다는 것이 저의 첫인상이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북한은 핵 능력을 나날이 향상시키고 있고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고 과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3년 전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라고 규정하고 남북 관계, 북에서 말하는 북남 관계도 조한 관계라고 이름을 바꿨어요. 타국이다. 남이다. 그것도 적대적인 남이다. 이렇게 보는 거죠. 우리하고 대화, 교류 이런 것은 아예 시야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인데 거기다 대고 교류 먼저 하자. 그다음에 관계정상화하고 그다음에 비핵화 한다는 게 현실적인가. 좀 안이하게 느껴진다는 것이고요.

핵 문제에 대해서는 동결-감축-폐기 3단계를 얘기했죠. 2개를 합쳐서 보면 북한이 핵 활동을 중지하고 교류 협력을 한다는 것인데 북한은 핵 활동을 중지한 적이 없어요, 한 번도. 그리고 중지 했는지를 검증받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알고 교류 협력을 하겠다는 거예요. 자칫 잘못하면 북한은 뒤에서 숨어서 핵 활동을 계속하는데 교류 협력의 이름으로 지원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기는.

▷ 노은지 :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닐까.

▶ 이낙연 : 네. 그래서 북한한테 시간만 더 벌어주는 것이 아닐까. 더구나 최근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비핵화가 목표라는 걸 전면에 내세웠거든요. 그에 비하면 3단계 맨 끝 단계에 비핵화가 들어가 있는 것은 학술적으로는 가능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정치 지도자의 메시지로서는 안이하게 들린다고 생각합니다.

▷ 노은지 :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얘기는 전해지지 않습니다만 오늘 현지 시간으로 오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대통령이 만나는데 내용이 전해진 걸로는 대통령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바란다.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 이런 점을 강조했다고 해요. 지금 진척되는 게 없다 보니까 형상이 너무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지금 한미 협상의 속도랄까, 방향. 이런 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이낙연 :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고요. 특히 처음에 다 잘된 것처럼 했던 것이 국내적으로는 더 큰 혼란을 야기한 것 아닌가 싶어요. 오늘 정책실장의 브리핑을 보면 처음부터 합의가 명확하게 되지 않았었구나 하는 것이 오히려 드러나죠. 우리는 담보 대출 일부 직접 투자를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 측의 비망록에 그걸 기록해놨었는데 미국은 전액 직접 투자를 생각했던 것 같더라. 말하자면 그 얘기가 좁혀지지 않은 채로 끝났다는 얘기인데 다 잘 됐다는 식으로 발표를 했으니까.

▷ 노은지 : 첫 발표 때는 우리 쪽 해석으로만 발표를 했으니까.

▶ 이낙연 : 그렇습니다. 심지어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만큼 잘 됐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났죠.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현실. 3500억 달러를 내가지고는 나라가 결단 난다는 걸 분명히 인식을 해야 해요. 우리 외환 보유고의 84%를 한꺼번에 내면 그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미국한테 충분히 설득했으면 좋겠고 미국 또한 동맹인 한국의 경제가 망가지는 게 미국한테도 이익될 것 없다는 걸 인식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동맹이 강해져야 미국한테도 이익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고. 설령 대미 투자가 타결된다고 해도 자동차 관세 15%는 일본에 비하면 우리가 2.5% 손해 보는 거 아니에요.

▷ 노은지 : 그렇죠.

▶ 이낙연 : 일본은 2.5%에서 10%로 갔지만 우리는 0%에서 갑자기 15%로 가는 거니까요. 그런 어려움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미국이 충분히 이해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노은지 : 그렇죠. 동맹국이니까 그런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다시 국내 정치 얘기로 돌아와서 이낙연 전 총리께서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하는 글을 쓰셔서 이게 또 한참 관심을 받았었는데요. 사법권 파괴, 법원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우려를 하셨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문제인 것 같으세요?

▶ 이낙연 : 우선 사법 개혁이라는 건 제도 개혁을 말하는 거예요. 대법원장 물러나라도 이건 사법 개혁과 별도의 트랙입니다. 사법 개혁은 이렇게 돼 있죠. 대법관을 거의 2배 가까이로 늘리겠다. 또 하나는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을 다양하게 하겠다. 말하자면 입맛 맞는 사람들을 많이 집어넣을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법관을 외부에서도 평가할 수 있게 하겠다. 이런 것을 포함한 5개 항이에요. 전체적으로 보면 권력의 입김이 들어가기 쉽게 하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굉장히 사법권 독립으로 보면 위협적인 개혁이고요.

그런 제도 개혁과 별도로 대법관 물러나라, 사퇴해라. 탄핵하겠다. 청문회 나와라. 그다음에 당신 한덕수 씨 만나서 재판 야합했지. 이런 가짜 뉴스까지 들이대고 있잖아요. 이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폭거인 것이 틀림없고요. 그렇게 사법권 독립을 파괴하고 해서는 민주주의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죠. 그런 위기의식을 제가 표현했습니다.

▷ 노은지 : 그리고 또 민주당이 결과적으로 검찰과 사법 개혁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재판에서 면소 판결을 받거나 일부 대놓고 공소 취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상황이잖아요. 이것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 주셨는데 실제로 가능한 일입니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가능한 것 같기는 하고요.

▶ 이낙연 : 지금 기세로 보면 뭐든지 해치울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더 두려운 것이죠. 아까 무죄 만들기, 면소 만들기라는 것은 사법 개혁, 검찰 개혁과는 별도예요. 사법 개혁, 검찰 개혁은 제도를 바꾸자는 것인데 이것은 그냥 입법 독재의 방식이죠. 대통령이 걸려 있는 12개 혐의를 무죄 또는 면소로 만들겠다. 면소로 만들려면 그 죄를 형법에서 전부 빼면 되거든요. 그런데 벌써 배임죄를 빼기로 했다고 원내대표가 발표했잖아요. 올 가을에 빼겠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12개 혐의 중에서 3개인가 5개가 배임죄거든요. 그것이 와장창 면소 나오게 하겠다는 얘기고.

▷ 노은지 : 그렇게 되네요.

▶ 이낙연 : 대북송금은 공소 취소하겠다. 이렇게 해서 있던 것이 갑자기 없던 걸로 둔갑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게 만약 성공하면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패하는 것이죠. 양쪽 다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니까 우리 국민들께서 어느 쪽을 성공시키는 게 좋습니까 하는 것을 생각해줬으면 하는 글을 썼습니다.

▷ 노은지 : 이게 너무 우후죽순 벌어지고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지니까.

▶ 이낙연 : 전방위 폭격이죠.

▷ 노은지 : 국민들이 하나하나 다 알기도 전에 벌어지는 상황 같아요. 그런데 만약에 이렇게 무죄 만들기에 성공하게 되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서 실패한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러면서 방금 전에 했던 얘기랑 비슷하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주셨습니다. 국민 여론이 움직일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실까요?

▶ 이낙연 : 그렇죠. 이제 바람직한 것은요. 저는 처음에는 이렇게 사법리스크가 많은 분이 최고 권력을 갖게 되면 법치주의, 민주주의가 무너질 거라고 우려했기 때문에 고심했고 다른 선택을 했었습니다만 그게 현실로 되고 있잖아요. 어려울 거라고 예상을 하지만 만약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결과가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봐요. 예컨대 부족한 저 때문에 법원에서 그래도 국가를 먼저 생각해서 제 재판을 모두 중지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퇴임 후라도 재판을 받겠습니다. 재임 중에는 그거 잊어버리고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지키면서 국가를 위기에서 극복하게 하는 데 모든 힘을 다 쏟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도와주세요. 이렇게 했더라면 우리 국민들 마음이 어떻게 움직일까. 그런데 그렇지 않고 지금 막무가내로 무죄 만들고 면소 만들고 다 벗어나려고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국민들이 과연 호의적으로 대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요.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 국민의 경각심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노은지 : 지금 또 한 가지 대통령이 국정 과제를 통해서 꺼내든 것이 4년 연임제 개헌이에요.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 개헌 투표를 하는 방안 이런 것들이 또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건 이 대통령이 과연 이 연임 대상에 포함이냐 아니냐인데 일단 김민석 총리 같은 경우는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대통령은 대상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기는 했거든요. 이걸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시는 거죠?

▶ 이낙연 : 물론이죠. 우리 헌법 128조 2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어요. 헌법 개정 가운데서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 이렇게 규정을 했어요. 임기 연장을 하고 싶어도 그 사람은 혜택을 못 본다 그 얘기죠. 그건 우리 역사 때문에 나온 거죠. 이 독재자들이 개헌을 통해서 임기를 연장한 일이 있었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국민들이 피를 흘린 역사가 있기 때문에 헌법에 그걸 박았거든요. 그러면 저는 하루도 더도 덜도 않겠습니다라는 식의 선언을 해 주는 것이 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 노은지 : 스스로 본인이 대상이 아닌 것을 대통령이 밝혀주는 거.

▶ 이낙연 : 그럼요. 분명히 해야죠. 안 그러면 퇴임 이후에는 재판받아야 하니까 퇴임 자체를 안 하려고 하는가? 이런 의심을 살 수도 있잖아요.

▷ 노은지 : 그렇죠. 임기 연장을 하려고 하나? 이런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 지금 민주당 소속은 아니십니다만 민주당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민주당 안에서 사법 개혁에 가장 앞장 서 있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인데요. 정청래 대표가 어제 이런 얘기를 했어요.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 여기서 말은 끝났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게 탄핵을 시사한 발언이라고 해석이 됐습니다.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는 시도가 만약에 벌어진다면 이건 심각하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 이낙연 : 역풍이 꽤 클 거라고 보고요. 헌법재판소 구상이 친정부적으로 변했다는 식의 시각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사유로 인정할까. 파면 사유로 인정할까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해야 하는데 과연 어떤 것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다고 인정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집권 초기의 여당 지도자들이라면 이 정부가 성공하도록 도와야 할 텐데 그렇게 당에서 앞장 서서 사법권을 파괴하고 삼권분립을 이렇게 으깨고 이것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까. 혹시 자기 영업 때문에 저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생겨요.

▷ 노은지 :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이거는 다 정치권에서 하는 얘기입니다만 정청래 대표는 이게 지금 남은 이재명 전 대표의 임기를 채우는 거다 보니까 내년 전당대회에서 한 번 더 대표 연임을 해야 하는 게 목표인 거고 추미애 위원장 같은 경우는 경기지사 출마가 목적이다. 그러니까 다른 것 때문에 더 세게 나간다. 이런 식의 해석이 나오는 것 같아요.

▶ 이낙연 : 그런 게 엿보이죠. 지금 당내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힘은 강성 지지층 개딸들에게 있는 것 같고 개딸들은 과격하고 공격적인 걸 더 좋아하니까 자꾸 그쪽으로 맞추려고 하지 않나 싶어요. 그러나 그것이 결국은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될 수 있고 그건 본인에게도 손해가 된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노은지 :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은 그렇게 체질이 바뀐 지가 됐다 보니까 당원에게 끌려가는 방식 이거 바꿀 수 있을까요?

▶ 이낙연 :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긴 시간 회담을 해서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는데 그 강성 지지층의 반발 때문에 하루 만에 뒤집어버리는 것이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죠. 그렇게 해서 과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개개인이 개딸들에게 인기를 얻는 그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국가에 도움될까, 정부에 도움될까 저는 의문입니다.

▷ 노은지 : 그리고 최근에 한때는 오래 같이 정치를 하신 동료 의원들인데 추미애 의원이 이낙연 전 총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 한마디를 하셨더라고요. “매를 들어야 할 때 드는 게 어른의 도리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이 말에 대해서.

▶ 이낙연 : 제가 대선 때 그분들과 똑같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그럴 거예요. 당시에 그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 그분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법치주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들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겠다고 해서 제가 고심의 선택을 했던 것인데요. 그렇다면 그런 분들은 제 걱정이 헛된 걱정이었음을 입증해 주면 돼요. 제가 실없는 소리를 한 사람처럼 만들어버리면 될 거 아니에요.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고 그러면 제가 할 말이 없어질 거 아니에요. 부끄러워지고. 그런데 반대로 제 걱정이 맞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 노은지 : 오히려 예측하신 방향대로 너무 속도감 있게 가니까요.

▶ 이낙연 : 그렇습니다. 제가 9월 11일에 평산에 들렸어요. 그런데 그전에 며칠 동안 생각을 한 것이 문 대통령 내외분을 뵌 지도 꾀 오래됐고 추석은 다가오고 그러니 지금이 인사 드리기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비서실에 제가 말씀을 넣었죠. 추석 인사라도 드리고 싶은데 혹시 날짜를 잡아줄 수 있겠느냐 그랬더니 11일 오후에 와라. 그래서 그날 갔어요. 저도 드려야 할 말씀을 다 드린 것 같고 대통령께서도 또 주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게 11일이었는데 제가 SNS에 그걸 공개한 건 13일이었어요. 말하자면 이틀 동안 이걸 공개하는 게 좋은지 또 공개한다면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은지 하는 걸 고심했는데 공개하는 게 좋겠다. 또 공개한다면 최소한의 사실만 공개하는 것이 대통령님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그렇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공개하기로 한 제일 큰 이유는 저의 지지자들 가운데 대통령님께 서운하게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분도 생겨서.

▷ 노은지 :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요.

▶ 이낙연 : 네. 이걸 보고 그런 마음을 누그러뜨려 주십시오. 자자세합시다. 그런 메시지를 주려고 올린 거예요. 제 말을 들을 사람이 그분들밖에 없잖아요. 제가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 제 영업을 하겠습니까? 꼭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더라고요. 조국 씨 말씀 중에 맞는 말도 있어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식으로. 그거 아닙니다.

▷ 노은지 : 조금 서운하셨나요? 추미애 의원도 그렇지만 이언주 최고위원도 한마디를 하시고.

▶ 이낙연 : 그분들이 다들 뭔가 콤플렉스가 있거나 극복해야 될 과제가 있거나 하는 분들이 저를 공격함으로써 그런 영업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가 봐요. 제가 같은 당에 있을 때도 그분들은 그랬어요.

▷ 노은지 : 알겠습니다. 국민의힘 얘기도 여쭤보겠습니다. 저희가 여기 정치시그널에 직전에 모셨던 게 아마 대선 직전이었고 김문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러 올라가실지 말지 고민 중이시다. 그날 아침이었던 걸로 제가 기억을 해요. 결과적으로 그날 광화문 현장에 올라가셔서 그때도 후보에 대한 지지를 하기보다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위기상황에 대해서 길게 말씀을 주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쨌든 결론적으로 김문수 후보는 당선이 되지 못했고 최근에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극우와의 단절이 화두가 될 정도로 그런 상황이잖아요. 또 힘을 실어주셨던 후보와 당인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이낙연 : 저는 불과 몇 달 전 얘기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정신나간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가 크게 상처받았던 일이 있었죠. 그것을 심판하고 청산하는 건 옳은 일이에요. 그런 분위기 때문에 정권 교체가 됐죠. 그런데 하필이면 정권 교체가 돼서 집권한 세력이 다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비극을 지금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비상계엄을 심판하고 청산하는 건 옳지만 그걸 위해서 또 다른 어떤 법치주의 파괴, 민주주의 파괴가 벌어져서 안 된다 생각했는데 제 걱정이 현실로 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했던 것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국민의힘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으려면 극단 세력과의 결별 그리고 중도 확보,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들을 국민들께 믿게 하는 것. 이런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몇 분 원로들께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전후 독일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복한 데는 미국의 지원도 있었지만 또 하나. 독일 자체의 노력이 있었다. 보수 세력이 극단 세력과 결별하고 중도 보수 노선을 취했던 것. 그것이 독일의 회복 부흥을 빠르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 길을 한번 가봐라. 그런데 잘 못하잖아요. 그것이 안타까워요. 그렇게 해가지고 과연 중도층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저는 좀 의문입니다.

▷ 노은지 : 요새 보시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드시는군요.

▶ 이낙연 : 네. 답답해요. 그 고통을 빨리 겪어야 그다음이 보일 텐데 다 끌어안고 가려고 하는 것 같은. 여기도 눈치 보고 저기도 눈치 보고. 그래가지고는 이 위기 극복을 못할 겁니다.

▷ 노은지 : 지금 보니까 오랜만에 총리님이 나오셔서 이낙연 총리가 대통령이었으면 나라가 이 꼴이 안 났을 것 같다. 이런 댓글도 달아주시고 응원 댓글이 꽤 많아서 잠깐 소개를 해드리고요. 마지막으로 짧게 국민의힘이 장외투쟁 중이잖아요. 이게 득보다는 실이 커보인다는 지적도 있고 이런 것 같아요.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을 하는 걸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되는 게 좋아보인다는 생각이신지 여쭤보겠습니다.

▶ 이낙연 : 우선 저의 예상보다는 더 많은 분들이 모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상당수 국민의 동의를 얻어가는 것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와중에 윤어게인이 등장한다든가 이건 국민의힘의 치명적 약점이 계속 드러나는 그런 무대가 될 수도 있다. 그 점은 좀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장외라는 건 어디까지나 국회에서 힘을 발휘하기 위한 통로랄까. 수단이니까 국회를 통해서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그런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노은지 : 알겠습니다. 지금도 응원 댓글이 많아서 끊으면 아쉬워하실 것 같은데 저희가 다음 기회에 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 이낙연 : 감사합니다.

▷ 노은지 : <라디오쇼 노은지의 정치시그널> 오늘 송신은 여기까지입니다. 유튜브 채널 들어가셔서 <채널A 뉴스>, <정치시그널> 계정도 많이 구독해 주시고요. 저는 다음 주 월요일 아침 8시에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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