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받은 88세 과학자, “금주 깨고 와인 한 잔 마셨다”

2025-10-09 08:24   국제

 리처드 롭슨 교수. 사진=AP/뉴시스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리처드 롭슨(88) 호주 멜버른대 교수는 수상 소식을 듣고 “자축하려고 술을 한 잔 했다”고 말해 화제가 됐습니다.

롭슨 교수는 스웨덴 노벨위원회로부터 공식 발표 30분 전에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멜버른 교외 자택에서 아내와 함께 조용히 그 소식을 들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습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저녁으로 생선을 구워 먹고 설거지를 한 뒤, 평소 건강 때문에 금주 중이었지만 아주 싼 와인 한 잔을 마셨다”며 웃었습니다.

8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대학에서 강의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너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며 “이런 일이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일어나다니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롭슨 교수는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 를 처음 만들어 낸 과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MOF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마치 블록처럼 결합해 만들어진 구조물인데, 안쪽에 미세한 구멍이 아주 많습니다.

이 덕분에 MOF는 이산화탄소를 잡거나, 사막의 공기에서 물을 모으거나, 수소를 저장하는 등 환경 문제 해결에 쓸 수 있는 혁신적인 물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롭슨 교수는 1937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미국 캘텍과 스탠퍼드대에서 연구한 뒤 1966년부터 멜버른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연구는 이후 일본의 기타가와 스스무 교수(교토대) 와 미국의 오마르 야기 교수(UC버클리) 가 이어 받아 발전시켰습니다. 세 사람은 올해 함께 노벨화학상을 받았습니다.


곽정아 기자 kwak@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