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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장애인노조 ‘갑질’…알바 시위꾼 써 수천만 원 갈취
2023-02-13 19:23 사회

[앵커]
건설 현장에서 채용을 강요하며 돈을 뜯어낸, 장애인노조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장애인 조합원을 채용하라면서 갖가지 시위를 벌였죠.

그런데 정작 장애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건설현장 입구.

차량 확성기에서 장애인 고용 촉구 방송이 쉴 새 없이 흘러 나옵니다.

또 다른 건설 현장에선 장애인 노조 조합원이 입구를 가로막고 출입을 방해합니다.

[현장음]
"길 막지 마요!"

해당 장애인 노동조합 지부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부산과 경남의 건설 현장을 돌며 돈을 뜯어낸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노조 지부는 장애인 고용 촉구 집회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발전기금을 요구했습니다.

요구를 거부하면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신고하겠다며 협박했습니다.

[피해 건설 현장 관계자]
"그 빌미로 자기네들이 신고를 안할테니 금액적으로 자기들한테 지원해줘라."

이런 수법으로 건설 현장 8곳에서 3천 4백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국중용/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1계장]
"건설현장에서 아무래도 공기가 길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다 보니까. 그 부분을 약점을 잡고 노렸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정작 해당 장애인 노조 지부엔 장애인 조합원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8만~10만 원의 일당을 주고 가짜 시위대를 만든 겁니다. 

[피해 건설 현장 관계자]
"장애인들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목발 짚고 휠체어 타고 있다가 담배 피우러 갈 때는 멀쩡히 걸어가서 걸어오더라고요."

경찰은 해당 지부가 금품 갈취 목적으로 명칭만 이용했을 뿐 장애인 노조 상급단체와 직접 관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조의 지부는 신고 없이도 설립이 가능한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경찰은 관련 부처에 법·제도 개선을 건의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백승영(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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