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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세 모녀, 수원 세 모녀…그리고 전주 빌라 비극
2023-09-11 15:59 사회

 전북 전주완산경찰서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

전북 전주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40대 여성 A씨의 사망 원인이 동맥경화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11일 나왔습니다.

국과수는 A씨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혈관이 막힌 게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55분쯤 전주시 서신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곁에 있던 아들 B(4)군은 정신을 잃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의식을 되찾은 뒤 회복하고 있습니다.

B군은 출생신고마저 돼 있지 않아 경찰이 정확한 나이를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경찰은 숨진 A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집세와 전기세, 가스비 등이 수개월간 미납된 상태였습니다.

시신에서는 담석이 발견됐습니다. A씨는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돈이 없어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이번 전주 빌라 비극은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의 한계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박 모 씨와 두 딸이 생활고로 고생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입니다.

지난 2022년 8월21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어머니는 암 투병을 하고 있었고, 두 딸은 희소 난치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수원 세 모녀'사건 입니다.

위기의 징후는 사전에 파악됐지만, 사회복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극으로 연결된 사건들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원 세 모녀 사건 이후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지시했지만, 1년여 만에 전주에서 비극이 되풀이 됐습니다.

A씨는 건보료, 가스비 등을 체납해 2021년 5월에 위기관리 대상자로 파악됐습니다. 복지부는 30여 가지 위기 징후 중 여러 개가 중복될 때 위기관리 대상자로 분류해 지자체에 통보합니다.

지자체는 이 통보를 바탕으로 현장 실사를 벌이는데, 해당 주민센터측은 A씨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일선에서는 인력 부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떠들썩했지만,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비극이 나오기 전에 사회 복지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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