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영등포구에서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주차관리인이 최근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주차관리인에게 살해를 지시한 혐의로 또 다른 남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주차관리인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가스라이팅'은 아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회1부 백승우 기자와 사건을 보다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Q1. 백 기자, 우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 설명부터 해주시겠어요?

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80대 건물주가 옥상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죠,

범인은 범행이 일어난 곳 바로 옆 모텔에서 주차관리를 하던 30대 남성 김모 씨였습니다.

김 씨는 범행 11시간 뒤 강릉 KTX 역사 앞에서 검거됐습니다.

Q2. 그런데, 이 남성 범행 현장에서 곧장 달아난 게 아니었다면서요?

네, 먼저 저희가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 보시겠습니다. 

김 씨가 양동이를 들고 주차장을 서성이죠,

이 때가 오전 10시 20분쯤, 그러니까 건물주를 살해한 지 20분 정도 지난 뒤의 모습인데요,

아무일 없다는 듯 평소처럼 자신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 후 시간이 꽤 흘러 오후 4시 25분이 됩니다.

경찰이 시신을 발견하고 수사를 시작한지 3시간이 지났을 땐데요.

김 씨는 그제서야 파란색 패딩으로 갈아입고 경찰차 옆을 지나쳐 현장을 떠납니다.

Q3. 김 씨, 범행 동기가 무엇이었나요?

김 씨는 경찰에 제 3자가 시켜서 한 일이었다고 진술을 했습니다.

범행장소 바로 옆 건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40대 조모 씨가 시켰다고 말한 겁니다.

조 씨는 평소 재개발 사업건으로 숨진 건물주와 갈등이 있었던 걸로 전해지는데요,

인근 상인은 "김 씨가 주차장 박스에서 24시간 먹고 자며 조 씨의 말이라면 무조건 충성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2급 지적장애가 있는데요,

"조 씨가 범행도구를 준비하라고 했고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가까운 사이인데 피해자를 죽여야 우리가 산다"면서 자신을 부추겼다고 주장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런 측면에서 조 씨의 가스라이팅이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 씨는 김 씨의 도주 장면이 찍힌 CCTV를 삭제하고 범행 현장에서 혈흔을 닦는 등 증거인멸을 한 정황도 확인됐는데요,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 씨는 김 씨와 함께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는데요. 한번 보시겠습니다.

[조 씨 / 피의자(지난 15일)]
"(재개발 갈등 때문에 범행하신 거에요?) … (증거인멸 왜 하셨어요?) …."

법원은 살인을 저지른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했고요,

조 씨에 대해서는 기각했습니다.

Q4. 법원은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왜 기각한 건가요?

살인교사를 입증할 증거가 김 씨의 진술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김 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어렵게 조 씨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요,

조 씨는 "수사가 끝나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자신이 불구속이 된 데는 이유가 있는게 아니었겠느냐"며 "살인교사 혐의"는 억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경찰은 조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조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