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미터 상공에서 비행기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건, 기억하시죠.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된 30대 남성이 오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아 풀려났습니다.
재판부는 심신 미약 상태였던 걸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배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열린 비상문으로 거센 바람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대구공항 상공 고도 224미터에서 시속 260km로 하강하던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입니다.
비상출입문을 연 건 비상구 좌석에 앉았던 30대 남성 A씨.
A 씨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징역 6년형을 구형했지만, 오늘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정신의학과 진료와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습니다.
[주우현 / 대구지방법원 공보판사]
"피고인이 현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거기에 더해서 정신적 질환으로 인해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고."
사건 당시 기내에는 194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많은 승객을 위험에 빠트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단 점에서 죄가 매우 중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신감정 결과 잠정적 정신질환으로 최소 5년간의 정기적 진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A 씨가 사건 수개 월 전부터 '누군가 날 감시한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등 피해망상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미행당하고 있다"며 가족과 통화한 후 여객기에 탑승했습니다.
당장 석방은 됐지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벗지 못할 전망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파손된 기체 수리에만 6억 원 이상 들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영업 손실과 다른 승객들에 대한 배상 책임까지 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