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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꽁꽁 대신 살얼음’…위기의 겨울 축제
2024-01-08 19:42 사회

[앵커]
모처럼 찾아온 강추위가 반가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올 겨울, 좀처럼 얼음이 얼지 않아 얼음낚시 축제를 못 열고 있던, 지역 주민과 상인들입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입니다.

[기자]
제 뒤로 보이는 호수, 지금은 물이 찰랑거리고 있죠.

지난해 이맘때에는 꽁꽁 얼어 낚시할 수 있던 곳입니다.

해가 갈수록 얼음낚시가 어려워지고 있다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5만 제곱미터의 호수 위에 빼곡히 들어선 사람들.

꽁꽁 언 얼음을 뚫고 낚싯대를 드리웁니다. 

해마다 20만 명이 찾아들던 인제 빙어축제.

올해는 축제를 열지 못했습니다.

이상 고온에 유례없는 겨울 폭우까지 겹쳐 얼음이 얼 새가 없었던 겁니다.

[권흥기 / 인제군문화재단 사무국장]
"(원래) 여기까지가 행사장. 이쪽에는 얼음 낚시터하고 얼음 썰매장."

[차기영 / 인제 빙어상인회장]
"(겨울철) 돈벌이가 없잖아요. 이걸로 생업을 해서 애들 고등학교 때도 학비 내고 대학교도 학비도 보태내고 그 힘이 얼마나 큰데요."

지난 5일 개막한 홍천 얼음낚시 축제도 마찬가지.

아쉬운 대로 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했지만, 관광객 끌기엔 역부족입니다.

[홍세민 / 경기 김포시]
"저희 부모님이랑 아기들 데리고 얼음낚시를 원래 하러 왔는데 얼음이 다 녹아서 못 하고 아쉽네요."

[이형석 / 경기 화성시]
"어렸을 때는 얼음 썰매도 타고 했는데 나이 먹어서 친구들이랑 오니까 부표에서 할 수 있는 현실이 좀 안타깝고 빨리 다시 기온이 낮아져서 겨울을 겨울답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상인들도 울상입니다.

[축제 상인]
"얼음 들어갔을 때하고 지금 안 들어갔잖아요. 매출 차이가 확 나요. 한 1/5, 1/7 그것밖에 안 되는 거죠."

겨울마다 사람이 몰리던 경기 양평군의 얼음 낚시터도 개장 사흘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얼음두께가 10cm라 두세 명이 걷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수십 명이 얼음낚시를 하기 위해선 15cm 이상 얼어야 합니다.

[최형곤 / 양평 산수유마을 빙어축제 관계자]
"(이번 주) 조금 추워진다고 하는데 그때 기온을 받쳐주지 못하면 아마 올해 아마 재오픈이 힘들 것 같아요."

얼음낚시 축제를 하려면 영하의 온도가 2주 이상 지속되어야 합니다.

매년 얼음낚시 축제하던 곳 중 올해 제대로 열리는 건 경기 포천시와 강원 화천군, 평창군 단 세 곳뿐입니다.

[김백민 /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급격한 기온 변동이 있다 보니까 얼음이 얼 시간이 없어서. 장기적으로는 예를 들어 10년, 20년, 30년 뒤에는 사실 얼음낚시라는 게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힘들어지지 않을까."

꽁꽁 언 추위에 얼음을 지치는 겨울 풍경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작가 : 전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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