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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눈 녹이는 염화칼슘의 ‘두 얼굴’
2024-01-29 19:35 사회

[앵커]
눈 오면 도로 얼지 말라고 뿌리는 염화칼슘,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0만톤 정도를 씁니다. 

하지만 도로와 차량을 부식시키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안은 없는 걸까요.

현장 카메라,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렇게 눈이 오면 제설용으로 염화칼슘을 많이 쓰죠.

그런데 염화칼슘으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피해들이 있는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해 4월,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다리를 지탱하는 철근을 부식시킨 주범은 다름아닌 제설용 염화칼슘이었습니다. 

[김규철 /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지난해 7월)]
"철근의 염화량이 중요한데 저희가 염화량 측정을 해본 결과 여기 붕 괴구간이 D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최하위 등급으로서 염화물이 가장 많다."

달리던 차량 앞에 나타난 여러 개의 포트홀,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지나가자 차가 크게 흔들립니다. 

[현장음] 
"쿵~"

도로에 움푹 파인 포트홀도 염화칼슘 때문입니다. 

[택시기사]
"겨울에 염화칼슘 뿌리고 날씨가 좋아지면 그런 것(포트홀)들이 많이 보여. 고속으로 달리면 충격을 그만큼 더 많이 받으니까 위험하지."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겨울이 한창인 지난해 1월, 5천800건으로 다른 달에 비해 2~3배 가량 더 많았습니다.

올 1월도 급증한 포트홀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정오성 / 포트홀 보수 작업자]
"오늘은 (작업량이) 좀 많을 겁니다. 어제 그제 계속 눈이 와가지고 좀 많이 파였어요."

차량 엔진 표면에 묻은 하얀 점들, 곳곳이 녹슬어 있는 차량 하부도 모두 염화칼슘이 원인입니다. 

세종시에서는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이 가로수로 튀는 걸 막기 위해 올겨울엔 이렇게 가림막을 설치했습니다.

가로수 4백여 그루가 말라죽고 있는데, 겨울철 도로에 뿌린 염화칼슘이 가로수 화단으로 튀었기 때문입니다. 

염소와 칼슘 화합물인 염화칼슘, 눈이나 얼음에 뿌리면 주변 습기를 빨아들이고 물과 섞이면 열을 발생시킵니다.

염분성분은 바닷물 처럼 어는 점을 낮춰 다시 얼지 않게 합니다.

훌륭한 제설제지만 도로나 차량, 식물에 치명적인 염화칼슘.  

지난 5년 간 50만 5천 톤이 살포됐습니다. 

매년 10만 톤 넘게 사용되지만 재살포 횟수에 상한선은 없습니다.

겨울이 지나도 이곳저곳에 남아 있는 흰 덩이의 염화칼슘. 

잘 닦아내는 게 중요하지만 물청소로 되레 빙판길을 만들까 걱정입니다.  

[이병덕 /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연구위원]
"진공 흡입기라든가 이런 걸로 다 흡입을 한 다음에 물 청소를 하고.(그런데) 겨울에는 또 물 청소에 빙판길 위험성이 있어서 실행을 할 수도 없고…"

열선 시공이나 굴 껍질 등을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 사용이 대안으로 꼽힙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고 낮은 기온에선 제설 효과가 떨어집니다. 

전문가들은 기온과 장소에 따라 적절한 제설 방법과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장동하
작가: 전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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