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했던 러시아산 최고급 승용차량, 알고봤더니 우리 한국 업체가 만든 부품이 많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면서 자랑까지 했던 차량인데, 비꼬려는 건 아니지만 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례로 차에 올라타고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조선중앙TV 보도(지난 20일)]
"김정은 동지께 선물한 승용차를 두 수뇌분들께서 서로 번갈아 모시며 영빈관의 아름다운 구역의 구냇길을 달리셨습니다."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 중 화제가 되었던 두 지도자의 운전.

당시 그들이 탄 차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 리무진입니다.

한 대 가격만 10억 원 전후로, 제조·개발에만 약 1700억 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두 번이나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로 줬고, 김 위원장은 그에 화답하듯 각종 공개행보에서 아우루스를 타고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아우루스 제조사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김정은의 주적' 한국에서 약 214억 원 상당의 부품을 수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세관 신고목록을 통해 차체 부품부터 센서, 스위치, 용접 장비 등 다양한 품목을 한국에서 수입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지난 2월부터 아우루스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해 당시 수출은 위반이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측은 제재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서방 국가들이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 크렘린궁 대변인]
"양날의 검이 되어 제재를 내린 국가들에게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여전히 러시아가 "서방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습니다.

채널A뉴스 권갑구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