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역구 예산을 밀어넣는 이른바 '쪽지 예산',
이맘 연말 때면 늘 논란이죠.
감사원 감사 결과 이런 국회의원들 '쪽지 예산'으로 국고보조금 2,500억 원이 부당하게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가 지난해 말, 원주에 2500석 규모 오페라 하우스를 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진태 /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지난해 12월)]
"원주에 오페라하우스 반드시 짓겠습니다."
사업비 규모만 2천억 원.
국비를 지급할 수 없는 지방이양사업이었지만 사업비의 절반은 국비로 편성됐습니다.
[윤승기 / 강원도청 문화체육국장(지난 5월 13일)]
"국회에서 예산이 급하게 반영된 관계로 별도의 자세한 보고는 못 드렸고요. 저희가 중간에 사업명을 변경한 이유는 오페라하우스는 수한 공연장이기 때문에 지방이양사업으로 국비 지원 대상사업이 아닙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기획재정부가 지방이양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 지원을 거절했지만 강원지사 등이 줄기차게 요청해 결국 국비가 투입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업을 재기획하는 조건이었지만 사업명만 바꿔 추진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국회 예산 심사를 거치면서 국고보조금이 지원될 수 없는 지방이양사업에 4년간 2,520억 원이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자체나 지역구 민원을 받은 여야 의원들이 은근슬쩍 끼워넣는 이른바 '쪽지 예산'을 통해 국비가 투입된 겁니다.
감사원은 근본 원인으로 기재부와 여야 예결위 간사 등 극소수만 참여하는 '밀실 회의'를 지적하며 앞으로는 증액 결정의 근거를 남기라고 기재부 장관에게 요청했습니다.
또, 국고보조금이 부당하게 지원되지 않도록 시행령을 정비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채널A 뉴스 정성원입니다.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