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김건희 특검팀 소환조사에 출석하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출처 : 뉴시스)
김건희 특검이 5차례 발표된 삼부토건의 ’우크라니아 재건 MOU’ 보도자료가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재건 테마주’인 것처럼 꾸며 369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건데, 김건희 여사 이름이나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이름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채널A 취재결과, 김건희 특검팀은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 공소장에 ”주가 부양 목적으로 지난 2023년 5월부터 6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는 초청된 게 아니라 참가비를 내고 참석했고, 체결한 MOU에는 재건사업 관련 내용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특검은 이들 공소장에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도 공범으로 명시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구속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특검이 한 달 가까이 쫓고 있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022년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체결했다며 거짓 보도자료를 냈다가 유라시아경제인협회로부터 항의를 받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일준 회장 등의 승낙을 얻어 협회에 3천만 원씩 후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항의를 무마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렇게 삼부토건 주가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테마주로 각인을 시킨 뒤 합계 369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게 특검 주장입니다. 특검은 이일준 회장과 이기훈 부회장이 176억여 원, 조성옥 전 회장이 193억 원의 이익을 본 걸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9장 분량의 공소장에는 김건희 여사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의 이름은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직접적인 연관성을 수사 중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보입니다. 권력형 비리 사건의 경우, 수사 전략상 공범 피의사실을 고의로 생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 띄우기 과정에 김 여사의 개입을 의심해왔습니다. 지난 2023년 ‘멋쟁해병’ 단톡방에서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이 전 대표가 ”삼부 내일 체크하자“라고 말한 내용이 공개되며 의혹은 불거졌습니다. 이후 원희룡 전 장관이 포럼에 참석하면서 1천 원대였던 삼부토건 주가는 5배 가까이 뛰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김건희 특검팀의 제1호 기소 사건입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로 배당됐고 첫 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지윤 기자bond@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