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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사관학교 왜 통합?” 생도 질문에 안규백 장관 대답은? [런치정치]

2026-06-26 12:45 정치

 사진: 지난달 27일 육군사관학교를 찾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만으로 합동성 강화 효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 27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육사 생도들과의 간담회. 한 생도가 안 장관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간담회 주제는 '사관학교 발전방안'이었지만, 생도들의 관심은 온통 국방부가 추진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쏠렸습니다.

"합동성 강화가 기본 정책 방향이라면 육·해·공 부사관 양성 과정도 통합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안 장관은 생도들의 질문에 "상당히 도전적인 얘기"라면서 "지금은 새로운 사관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만 답했습니다.

여러 생도들이 서울에 있는 육사를 지방으로 옮길 가능성을 재차 우려하자 안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자꾸 서울 교육의 우수성만 이야기하는데, 지방 가면 더 좋은 면도 있다"고요. 하지만 당시 안 장관이 더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못해 생도들도 답답함을 표했다는 후문입니다.

'통합사관학교 서울 유치' 권고는 빠져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입니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죠.

안 장관은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나 "통합 사관학교를 통해 좋은 인재를 뽑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2학년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구분없이 함께 모여 기초 교양을 공부하고, 3~4학년부터 각군 전공 심화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각군 장교들이 사관생도 때부터 손발을 맞춰볼 수 있고, 전체 학생수가 늘어나 양질의 교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기대 효과로 꼽습니다.

국방부는 앞서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사관학교 통합 추진 방안' 정책용역을 의뢰했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았죠.

정부의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당사자인 육사 생도들은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국방부 산하 사관학교 개혁위원회가 '우수 생도 모집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서울에서 생도들을 모집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국방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별들이 1인 시위 나선 이유 

 사진 : 신상균 예비역 육군 소장이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군인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어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미래의 군인인 사관생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대학생들처럼 시위조차 나설 수 없는 생도들을 대신해, 예비역 선배들이 '육사 통폐합 반대' 시위에 나섰습니다.

신상균 예비역 육군 소장은 지난 16일 국방부 청사 앞에 정장 차림으로 홀로 섰습니다. 손에는 '졸속·꼼수 사관학교 통폐합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습니다. 별 두 개 달았던 장군 출신이 왜 1인 시위에 나선 걸까요.

신 전 소장은 육군교육사령부 교육훈련부장을 지냈던 경력을 언급하며 "각군 교육 문화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면서 "자군 교육 2년은 전문성을 갖고 졸업하기에 턱없이 짧은 기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육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면 우수한 인재가 지원하겠냐"면서 "당장 서울 교수진들도 모두 사표를 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외국 군사학교와의 교류도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향후 사관학교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장교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 안보는 물론 군 장병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신 전 소장을 비롯해 별 4개를 달았던 예비역 대장부터 예비역 소령까지, 지금도 육사 출신들이 매일 '통합 반대' 1인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역대 육군참모총장 13명도 통합사관학교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며 힘을 싣고 있습니다. 김요환 전 육군참모총장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사관학교 교육은 우리나라 안보를 책임져야 할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이라며 "지금처럼 일정을 정해 놓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해서는 나중에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자녀를 육사에 보낸 한 학부모는 "왜 우리 아이들이 계엄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 써야 하냐"면서 "육사가 이런 대접을 받을 줄 알았다면 수도권 내 다른 대학교에 진학시킬 걸 그랬다"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사관학교 통폐합도 결국 일부 육사 출신들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추진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겁니다.

육사 출신만 반발, 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은 육사 출신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방부 앞 1인 시위를 가장 먼저 시작한 김세진 예비역 육군 소령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육사 생도들은 육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현 육사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가장 크게 느낀다"고요. "사관학교 통합이 나중에라도 엎어질 경우 해·공사는 각각 진해와 청주로 돌아가면 되지만, 육사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겁니다.

그는 "해·공사 출신들도 통합 교육에 문제가 있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문제가 확실한 만큼 정권이 바뀌면 결국 통폐합 된 사관학교가 원상복구될 거라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 2012년 국방개혁 중 하나로 1학년 생도들에 한해 분기별 통합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각 사관학교의 특성이 너무 다른 것으로 나타나 현재는 2~3주 통합교육 수준으로 축소됐다는 겁니다.

이르면 7월 정부가 육사 지방 이전을 포함한 사관학교 통합 최종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최근 방첩사 해체 등 안보 역량 약화를 문제삼으며, 안 장관의 탄핵 소추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이 참여 인원 17만 명을 넘겼습니다. 안 장관은 육·해·공 사관학교 통합이 "안보 자해 행위"라는 일각의 우려를 어떻게 돌파할까요. 안 장관을 지켜보는 눈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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