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공원에 가면 비둘기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일부 집에서는 옥상에서 키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무려 900만 마리로 추정되는 비둘기로 뉴욕에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승우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뉴욕의 한 주택가.
한 여성이 집을 나서자 비둘기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골목을 지나 100미터 넘게 떨어진 공원까지 머리 위를 맴돌며 쫓아옵니다.
'마더 피전(Mother Pigeon)', '비둘기 엄마'로 불리는 티나입니다.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비둘기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듭니다.
[현장음]
"보세요. 얘들이 나를 알아요. 너무 귀여워요. <너무 놀랍네요.> 맞아요. 마술 같아요."
티나는 매일 이곳에서 비둘기들을 돌봅니다.
[티나 / 뉴욕 시민]
"비둘기들과 인연을 맺은 건 20~30년 전쯤 뉴욕으로 이사 왔을 때부터예요.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럽거든요."
직접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줘 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순식간에 비둘기가 제 몸 위까지 올라옵니다.
비둘기를 사랑하는 이른바 '피전맨'들은 뉴욕 공원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에드워드 / 뉴욕 시민]
"저는 매일 아침 10시에 여기 와요. 일종의 루틴이죠. 비둘기들은 규칙적인 일상을 좋아해요."
평범한 주택가 건물.
맨 위층에서 다시 90도로 선 계단을 올라가자 또다른 비둘기 세상이 펼쳐집니다.
작은 칸들에 빼곡히 들어선 이곳이 비둘기 집인데요.
이곳에 무려 400마리의 비둘기가 살고 있습니다.
날이 좋으면 비둘기들을 밖으로 꺼내 햇볕을 쬐게 합니다.
[현장음]
"자, 가자! 얘들아 다 나와!"
이런 옥상 비둘기 문화는 20세기 초 이민자 사회에서 발전한 뉴욕의 오래된 하위문화입니다.
[마이클 / 비둘기 사육사]
"두 살 정도였을 때 제 할아버지부터 비둘기를 키우셨어요. 한때는 3천 마리까지 키운 적도 있어요."
뉴욕의 비둘기 수는 뉴요커보다 많은 900만 마리로 추정됩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조류를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다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비둘기 배설물, 악취 관련 민원 건수 역시 크게 늘었습니다.
뉴욕시는 관련 민원을 접수받고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먹이를 주거나 기르는 행위 자체를 금지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마리아 / 뉴욕 시민]
"좀 이상하게 느껴져요. 비둘기들과 그렇게 가까이 있는 것이요. 깨끗한 동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랫동안 뉴욕의 거리와 옥상을 함께해온 비둘기.
지켜야 할 도시 문화인지, 관리해야 할 골칫거리인지,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창종(VJ)
영상편집 : 구혜정
백승우 기자 [strip@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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