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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쏘시개 된 ‘떡솜’ 단열재…“어디서 설 쇠나” 이재민 한숨
2023-01-20 19:15 사회

[앵커]
지난해에도 불에 난 구룡마을은 유독 화재에 취약합니다.

곳곳의 단열재가 일명, 떡솜이라 불리는 솜뭉치로 돼있어서 그런겁니다.

이렇게 설 직전에 화재 피해를 당한 집주인들은 한숨만 나옵니다.

김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잿더미가 되어 폭삭 주저앉은 판잣집 사이로 소방관들이 혹시 불씨가 남았을까 연신 물을 뿌립니다.

냉장고는 검게 탔고, 가재도구들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지흥수 / 피해 주민]
"막 문을 두드리고 '불이야, 불이야' 사람이 외치더라고요. 바로 우리 집 맞은 편인데 나와 봤더니 진짜 그 집에 불이 다 붙어 있는 거야. 그 불 끌 욕심으로 소화기를 4개를 터뜨렸나. 그걸로는 감당이 안 돼 불이 번지니까."

무허가 가건물에 모여살던 주민들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변을 당한 겁니다.

[이기순 / 피해 주민]
"완전히 다 탔어요. 명절 앞두고 가족들 만나야 하는데 마음이 좀 많이 무겁고."

집이 모두 타거나 전기가 끊어진 44세대 60여 명은 구청이 임시로 마련한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흥수 / 피해 주민]
"일단은 몸을 피할 게 아니라 또 불을 꺼야 될 거 아니야. 그래서 소화기로 이제 불 끄다 그래서 나는 옷도 하나도 못 건지고"

구룡마을의 집들은 무허가 가건물들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저렴한 단열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룡마을 곳곳의 집들은 이른바 '떡솜'이라고 불리는 단열재로 뒤덮여 있는데요.

솜뭉치로 돼 있다 보니 불이 쉽게 붙고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LPG통과 연탄, 전선이 얽혀 불이 나면 진화가 쉽지 않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2011년 정비방안을 내놨지만 보상과 개발 방식을 두고 무허가 주민과 토지주, 시와 강남구 의견이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영상편집: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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