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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부르는 나들목 ‘폐쇄 수순’…77억 날릴 판
2023-03-14 19:35 사회

[앵커]
3년 공사해서 만들어놓은 나들목이 개통도 못하고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만 77억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공국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편도 3차선 도로 왼쪽 끝에 차량들이 빠져나가는 나들목이 놓였습니다. 

광주시가 77억 원 예산을 들여 지난 2021년 10월 완공했습니다.

광주 제2순환도로에서 빠져나오는 지산 나들목인데요.

1년 5개월 전 공사가 끝났지만 이렇게 차량 통행을 막고 있습니다.

진입로를 1차로 보다 좌측으로 설계한 형태가 운전자 안전을 위협할 거란 우려 때문입니다.

당초 오른쪽인 3차로 옆으로 설계됐지만 소음과 분진 문제를 제기한 주민 민원 탓에 변경한 게 화근이 됐습니다.

[인근 주민]
"(진출로가 오른쪽으로 나면) 저쪽 사는 사람들은 집하고 붙어버잖아요."

광주시는 나들목을 운영할지 놓고 연구 용역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진출로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출구가 왼쪽에 있든, 오른쪽으로 옮기든 나들목에서 운전자가 빠져나가지 못할 확률이 40%, 35%에 달한 겁니다.

일반적인 진출로보다 최대 8배나 높았습니다.

나들목 앞뒤에 있는 두개 터널 간격이 500미터로 좁은데다 터널 출구부터 진출로까지 거리가 70미터에 그치다보니, 애초에 진출로를 세워선 안 된다는 겁니다.

[운전자]
"여기서 빠지는 게 너무 짧더라고 제가 도로 달리면서 한번 관심 있게 보는데…, 운전자 입장에서는 위험해 보이더라고요."

터널이 없는 일반 진출로보다 교통사고가 최대 14배 이상 많이 날 거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이수범 /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터널에서 (이격거리가) 보통 한 200m는 되지 않겠어요. 터널 때문에 가려서 눈으로 확인을 했을 때는 나들목하고 거리가 너무 짧은 거예요."

광주시는 사실상 폐쇄 수순에 착수하는 한편 설계 변경 과정을 두고 감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 반대에도 공사를 강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결과에 따라 파장도 예상됩니다.

[전영원 / 전 광주 동구의회 의원]
"교통안전공단 쪽하고 경찰 쪽이 이거 위험하다 하지 마라 그렇게 하는데도 밀어붙이니까 그럼 우린 빠질란다 이렇게 해서…"

무엇보다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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