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는 어제 궁평 제2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나기 전 충북경찰청 상황실에서 이 지하차도의 위치까지 특정해서 출동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늘 경찰이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왜 지시를 내린 2지하차도가 아닌 1지하차도로 갔는지, 사고 현장에 가지 않고도 출동 완료로 처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궁평 제2 지하차도 참사 당일 오전 7시 58분.
충북경찰청 112 상황실에 현장 감리단장의 두 번째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궁평 지하차도가 넘칠 것 같으니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신고자가 제1 지하차도인지, 제2 지하차도인지 특정은 안 했지만,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미호강과 가까운 제2 지하차도로 출동 지시를 내렸습니다.
[윤성철 / 충북경찰청 지역경찰계장]
"폴맵이라고 네이버 지도 같은 걸로 목적지를 찍는데, 미호천과 가까운 궁평 2지하차도를 찍은 건 맞습니다."
충북경찰청이 공개한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에는 오전 8시 8분, 경찰이 다른 사고를 처리하고 궁평 제 1지하차도에 도착해 차량을 통제합니다.
궁평 제2 지하차도와는 직선거리로 230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출동 지시가 내려진 2지하차도가 아닌 1지하차도에 도착했는데도 흥덕경찰서 상황실은 8시 13분 '출동 완료'로 처리합니다.
[윤성철 / 충북경찰청 지역경찰계장]
"근처에 가면 도착한 거로 생각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거(출동완료)는 그분의 마음속에 있는 부분이라 제가 뭐라고 답변은 못 하겠습니다."
국무조정실도 2지하차도에 출동하지 않았는데 출동완료로 종결한 부분을 허위 보고로 판단해 경찰관 6명을 대검에 수사의뢰한 겁니다.
출동완료 종결시간인 8시 13분은 궁평 제 2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되기 전입니다.
순찰차가 제대로 출동했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충북경찰청은 잘 못 출동한 이유, 출동 지시를 받는 태블릿PC 오류 여부 등에 대해선 조사 사안이라며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