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맛집 3천 곳에 전화해 "장염에 걸렸다"라며, 돈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음식점에 전화해 "영업정지 당하고 싶냐"고 협박한 겁니다,
겁을 먹은 업주들로부터 9000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김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사기범]
"여섯 사람이나 복통에 설사까지 한 게 있었어요. 약국 약만 6일 먹고 항의전화 몇번 했었는데"
[피해 업주]
"아이고 네, 죄송합니다"
한 식당에 걸려온 전화입니다.
다짜고짜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며 합의금을 요구합니다.
다른 식당에서도 연신 윽박지르며 욕설을 내뱉습니다.
[사기범]
"사장 전화번호 문자로 5분 안에 보내세요. 문닫기 싫으면"
[피해업주]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전화를 건 남성은 30대 A씨.
최근 10개월 간 전국 음식점 3천여 곳에 전화해 "식사 후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했습니다.
돈을 준 업주는 418명, 9천만 원 넘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맛집을 검색한 뒤 전화해 트집을 잡았고 합의를 주저하는 업주들에겐 "영업정지를 당하고 싶냐"고 협박했습니다.
정작 식당은 방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범행이 이어지자 피해 업주들끼리 사례를 공유했고 '장염맨'이란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피해업주]
"전원이 구토하고 설사하고 며칠 동안 아파서 약 먹고 병원 갔다고… 욕만 안 했지 뭐라 하니까."
경찰은 피해신고가 빗발치자 수사에 착수해 A씨를 검거했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기를 치다 붙잡힌 바 있는데 교도소 출소 두 달 뒤 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돈은 인터넷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심남진 /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식사 날짜, 시간, 그리고 결제한 영수증 등을 요구해서 실제로 그런 사람이 왔다 갔는지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피해를 예방하는데."
경찰은 A씨를 구속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대욱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