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선 매일 400만 명이 지하철이 범죄의 온상이 되면서 목숨걸고 지하철 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세계를 가다, 뉴욕에서 조아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철 승강장에서 어슬렁거리는 한 남성.
열차가 들어오자 갑자기 승강장에 서 있던 사람을 선로에 밀어 떨어뜨립니다.
열흘 전에는 한 남성이 열차 안에 잠든 여성에 불을 질러 살해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무법천지'가 된 미국 뉴욕 지하철역의 모습입니다.
자고 있는 승객 옆의 쓰레기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거나, 운행하지 않는 지하철을 훔쳐 직접 몰기까지 하는 등 크고 작은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치안 상태를 확인하러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했더니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승강장 안쪽 벽에 바짝 붙어 서 있습니다.
누군가가 밀어 추락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켈리 / 뉴욕 시민]
"저는 승강장 가장자리에는 서지 않아요. 혼자 있으면서 주변을 살피고 제대로 파악해야 돼요."
[카트리나 / 뉴욕 시민]
"(지하철 범죄가) 무서워서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거든요."
선로 밀침 사고를 막기 위해 일부 지하철 역에는 출입문 개폐공간을 제외한 구간에 철제 펜스가 설치됐는데요.
임시 방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블라드 / 뉴욕 시민]
"선로를 보면 (빈) 공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펜스가 범죄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열차 내부는 우리나라 일반 지하철보다 폭이 좁아 승객이 조금만 타도 꽉 찹니다.
공간이 좁아 승객들 간 접촉도 적지 않다보니 열차 내 싸움도 벌어집니다.
지난해 뉴욕 지하철에서 발생한 중범죄는 573건으로, 1997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위를 피해 지하철역 인근은 물론 열차 내에서 노숙하는 사람도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 됐습니다.
실제 지난해 1월 뉴욕 노숙자 수는 4140명으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뉴욕주는 최근 경찰 순찰 인력을 늘려 지하철역 입구에서 승객의 소지품을 불시검문하고, 주방위군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스크린도어 설치 역이 한 군데도 없는 등 안전 장치 설치 같은 '하드웨어' 개선도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채널A뉴스 조아라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종(VJ)
영상편집: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