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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카메라]대화 금지 술집까지…‘침묵 소비’ 열풍

2025-03-12 19:38 경제

[앵커]
가끔 아무 말 없이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은 날이 있죠.

침묵을 '돈 주고' 즐기는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예 대화가 금지된 곳을 찾아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경제카메라 김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백화점 의류 매장에 손님들이 붐빕니다. 

쇼핑이 한창이지만 점원 중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진 않습니다. 

신발 매장에서도, 손님이 질문을 한 뒤에야 응대를 시작합니다. 

아예 매장 앞에는 '점원이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혼자 쇼핑을 즐기는 '혼쇼족' 위한 겁니다.

사야한다는 부담이 적어 손님들은 반깁니다.

[고희윤 / 서울 강남구]
"점원 분들이 말씀 거시는 게 솔직히 많이 부담스럽긴 했어요.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통상 대화를 위해 가던 카페의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통화는 물론 대화도 금지되고 커피 기기 소리마저 없어 독서나 사색을 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승민 / 서울 마포구]
"옆에 분들이 너무 시끄럽거나 하면 집중이 잘 안 돼서, 이곳에선 집중할 수 있는 게 되게 좋은 것 같고요."

평범한 술집같이 보이지만, 대화가 금지된 곳입니다.

매장 안에 들어오면 주문을 포함한 말소리를 내서는 안 됩니다.

메뉴 주문도 메신저로만 가능합니다.

[박진환 / 서울 중구]
"일하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럴 때가 있는데 좀 지치잖아요. 침묵이 필요하고 음악이 듣고 싶을 때 오고 있습니다."

여행과 레저 업계에도 나홀로 여행 트렌드가 유행입니다. 

그러다보니 가족형 캠핑밴보다 경차를 개조한 1인용 캠핑카가 늘었습니다. 

[김재문 / 캠핑카 렌트업체 관계자]
"솔캠(솔로 캠핑)이라고 해서, 사람하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자연하고 소통하고 하늘도 보고."

침묵소비가 늘어나는 데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주의가 확산됐고,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겪으며 혼자만의 시간이 익숙하고 편하다고 느껴지게 된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MZ세대의 특징이 관계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이런 것보다는 혼자서 힐링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걸 더 좋아한다."

고요함에서 여유를 찾는 침묵 소비가 점점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경제카메라 김태우입니다.

연출 : 박희웅 이유니
구성 : 강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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