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고시'라고 들어보셨나요.
영어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해 만 4세에 보는 시험을 말한다는데요, 이 시험을 보려고 세살부터 사교육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다시간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저귀 떼자마자 영어유치원 가는 아이들,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최근엔 '4세 고시'라는 말까지 등장했는데요.
학부모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뭔지, 현장으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어린 아이들이 줄지어 하원합니다.
생후 20개월, 만 3세부터 등록 가능한 서울의 한 영어유치원입니다.
[현장음]
"가자. 가자"
한 달 수강료만 190만 원인데 경쟁률이 높아 등록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다른 영어유치원의 경우,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을 얻기도 어렵습니다.
별도 과외도 받습니다.
'4세 고시'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영어 유치원 입학 시험 과외 강사]
"시험 문제 유형이나 problem-solving skill(문제 해결 능력) 이런 거 보다는 근본적인 어학 실력을 끌어올려서 그거를 테스트하는 용도로 문제가 많이 나와요."
학부모들은 영어 실력을 빨리 다져놓기 위해 영어유치원을 선택합니다.
[정재민/ 6살 학부모]
"노래랑 율동 같은 거 뭐 이런 거 같이 병행해서 하다 보니까 애들도 좋아하고 오히려 더 영어를 더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비슷한 이유로 영어유치원 다음에는 사립학교나 국제학교 입시 계획을 짭니다.
[김율이/ 중1·초4 학부모]
"'파닉스(발음 교육) 이런 거 다 떼고 어느 정도 했는데 공립을 보내면 (영어 기초부터) 다시 가니까 사립을 보내자'. 사립은 1학년 때부터 영어를 하거든요. 그리고 레벨 테스트를 보고 분반을 해요."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는 명문대나 의대 입시에 유리한 수학 공부에 집중하는 겁니다.
이를 위한 대표 수학학원들이 있고 이 곳도 역시 입학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영어유치원에서 사립학교, 의대 입시를 위한 선행학습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형성된 겁니다.
[황수비/ 서울 대치동 학원 원장]
"수능 범위를 이미 초등학교 때 다 한바퀴를 돌고 수리 논술, 의대 논술 이런 것까지 중학교 때까지 대비를 하는 거죠. 미리미리부터. 왜냐하면 시간과의 싸움이니까."
숨은 이유도 있습니다.
[7살 학부모]
"모임(피어 그룹)에서 보통 그런 고급 정보 같은 게 많이 나오고… 레벨 테스트를 통과한 친구들이니까 어느 정도 부모님들도 교육열이 좀 있는 사람이고."
아이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학습 전략이냐, 과도한 사교육이냐 의견은 분분합니다.
다시간다, 서창우입니다.
PD: 홍주형
AD: 박민지
작가: 신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