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쫓지도 못하고…아파트 점령한 백로 떼

2025-07-13 12:45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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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까지 러브버그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백로떼에 시달리는 주민들도 생겼습니다.

소음과 악취, 분변 피해에 민원이 속출하지만 보호조류라서 딱히 해결책이 없습니다. 

공국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초 입주가 시작된 신축 아파트 단지입니다.

단지 옆 나무들 위에 하얀 새들이 잔뜩 앉아있습니다.

여름 철새인 백로입니다.

떼를 지어 날아다니고, 울음소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려 퍼집니다.

[현장음]
"꽥~, 꽥~, 꽥~."

이 곳에 머무는 백로는 1천여 마리.

영산강에서 먹이를 찾으며 여름을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1,500세대 아파트 단지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겁니다. 

백로 서식지는 이 아파트 단지와 붙어있는데요.

사람들이 가까이 접근해도 날아가거나 경계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지만 울어대는 소음과 분변 악취때문에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폭염과 열대야에도 맘놓고 창문을 열지 못하고, 곳곳에 떨어진 분변에 연신 코를 막고 다녀야 합니다.

[김춘옥 / 전남 나주시]
"새끼를 많이 낳아서 3월에 왔을 때는 한 3분의 1 정도라고 보면 지금은 완전히 꽉 찼죠. 시끄럽고요. 냄새가 너무 심해서 악취가 너무 심해요."

시청에 소음과 악취 관련 민원이 수십 건 넘게 쏟아졌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보호조류로 분류된 백로는 함부로 포획하거나 둥지 제거를 할 수 없습니다. 

[나주시 관계자]
"사업자랑 우리랑 다 민원 대응 방안 마련 협의도 했었어요. 지금 계속 방역하고 이제 소독해 오고 있거든요."

현재로선 여름이 지나 백로가 떠나기만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까지 불편한 동거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이은원

공국진 기자kh247@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