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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시선도 끊긴 장애인 ‘고용 빙하기’
2018-04-20 11:53 뉴스A 라이브

국내 장애인은 267만 명. 그 중 10명 중 9명은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얻게 됐습니다.

다시 말하면 저를 포함해 누구나 언제라도 사고나 병으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장애인의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죠, 특히 남들처럼 일하기란 더 어렵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김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장애인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사실 오래됐는데, 좀 나아졌나요?

[리포트]
장애인 고용률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비장애인들의 고용률은 60.2%인데 장애인 고용률은 40%에도 못 미칩니다.

여기에 중증장애인 고용률은 19.5%로 더 떨어집니다.

그런데 두 번째 지표를 보시면 더 심각합니다. 가까스로 직업을 구한 장애인이 받는 처우인데요.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조차 못받는 근로자가 점점 많아지더니 지난해 8천 6백 명이 넘었습니다. 4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한 겁니다.

일자리도 없는데, 좋은 일자리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이야깁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안되겠다. 정부 부처, 지자체, 공기관은 전체 고용인원의 3.2%를, 민간 기업은 전체 직원의 2.9%를 반드시 장애인으로 채용해라. 안그러면 고용부담금이라는 세금을 물겠다"고 밝혔는데요.

보시는 것 처럼 대기업 중에서 장애인 의무 채용을 성실하게 지킨 곳은 10곳 중 2곳 밖에 안됩니다.

'그냥 부담금을 내고 말자'라면서 버티고 있는 겁니다.

[질문]대기업들이 안 따라주니 정부는 답답하겠어요.

그럼 정부는 잘하고 있느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내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개발해야 하는데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4년새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4배 가까이 쌓이고만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을 잘하고 있는 기업에 인센티브로 장려금이라도 주던가, 아니면 시각 장애인에게 목소리를 활용한 전화 안내사 교육훈련, 녹음도서 성우 훈련 등의 교육 예산으로 쓴다던가, 이런 예처럼, 부담금을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쌓아만 두고 있는 거죠.

[질문]말씀 들어보니 답답합니다. 기업에도 이익을 주고 장애인 고용도 늘어나는 좋은 사례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있습니다. 한국타이어와 LG유플러스의 사례인데요.

각각 장애인 채용을 위해 동그라미 파트너스와 위드유라는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동그라미 파트너스에는 200명이 넘는 장애인이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타이어 노동자들의 간식을 직접 만들어 납품까지 해주는 베이커리 센터.

노동자의 작업복을 세탁해주는 클리닝센터 등 일자리의 영역을 점차 넓히며 윈윈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곽성준 / 지적장애 3급]
직장이라는 데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다녀보고 여기서 많은 선배들과 형, 친구를 통해서 직장(의 소중함)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LG유플러스 사옥에는 위드유 카페가 있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 장애를 갖고 있는데요. 저도 직접 카페를 이용해 봤는데 전혀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능숙한 바리스타들이었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분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민지/지적장애 3급]
잘 취업이 안 됐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에 취업돼서... 서른 살 즈음에 제 이름을 건 카페를 하나 차리고 싶어요.

위드유는 지금까지 산정기준 17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는데요 올해 추가로 80여명을 더 채용해서 250명을 넘기는 게 목표입니다.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기업이나 정부나 의지만 있으면 이렇게 장애인 일자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오늘은 사실 38번째 장애인의 날입니다. 다음해에는 장애인과 상생하고 있다는, 그런 소식을 전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밀착취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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