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날레나 배어복(Annalena Baerbock) 제80차 총회의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안토니우 구테레쉬(Antonio Guterres) 사무총장의 변함없는 헌신과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의 뛰어난 리더십 아래 이번 유엔총회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길 희망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유엔이 걸어온 지난 80년은 인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해 온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바라보라’, 이렇게 자신 있게 대답하겠습니다.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역사는,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에 쉼 없이 맞서 온 유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설립된 해 식민 지배에서 해방됐고 유엔의 도움으로 분단의 상흔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화를 일궈내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습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은 그 자체로 유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온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 참혹한 전쟁과 재난 속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고귀한 생명들의 희망을 되살릴 때마다 그 치열한 연대의 중심에서 유엔의 깃발이 나부꼈습니다.
유엔은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주기 위해 애썼고, 어린이들의 삶을 피워낼 교육과 백신을 제공했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일어선 동방의 작은 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당당한 유엔 회원국으로 거듭났고,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한때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기에 처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때마다 불굴의 저력으로 일어섰습니다.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합니다.
유엔의 지원과 도움에 힘입어 성장한 대한민국은 이제 민주주의 회복의 경험과 역사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라는 80년 전 국제사회의 결의와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두의 과제입니다.
여전히 2억 8천만 명의 인구가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있으며, 우크라이나,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무력 분쟁, 이미 현실 문제가 된 ‘기후 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의 지혜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주권정부’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 방법도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이곳 유엔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 나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총장이 제시한 ‘유엔80 이니셔티브’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유엔의 진화와 발전을 이뤄낼 비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또한 변화된 국제환경을 반영해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고, 효과성과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2024~25년 임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보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장님, 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단 여러분, 민주주의를 회복한 대한민국은 이제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인권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또 주도할 것입니다.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위기의 시대, 연대와 상생, 협력이란 말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깊은 절망만큼 높은 희망을 꿈꾸었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열정으로 지금의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쟁의 참화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일념이 유엔 창립으로 이어져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켜냈던 것처럼, 미래의 인류가 살아갈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오늘의 우리는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 민주 대한민국이 앞서가겠습니다.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평화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기본적 토대가 됩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은 인간의 존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상이 평화가 없다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및 평화 구축 활동에 있어 핵심적인 기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흔들림 없이 수호한 우리의 용사들이 유엔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돕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물리적인 요소뿐만이 아닙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안보 역량을 결정하고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대, 우리는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야 합니다.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닌다면 기술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라는 디스토피아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높은 생산력을 동력 삼아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고,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일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다음 달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I가 주도할 기술혁신은 기후 위기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하고 또 새로운 도구가 될 것입니다.
지난 80년 동안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열어젖히고, 인류의 존망이 걸린 기후 위기 대응을 선도한 유엔의 노력에 세계 각국이 화답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책임감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여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에 동참할 것입니다.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실질적 연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전 지구적 과제에 적극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노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인류 공동의 약속을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10년 전 유엔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수립한 이래, 국제사회는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여러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개발 재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놓여있습니다.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냅시다.
글로벌 개발 거버넌스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동시에 재원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도약한 대한민국의 사례가 더 많이 나오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입니다.
새로운 도전과 함께 미완의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힙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합니다.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입니다.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입니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습니다.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실현은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선물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평화란 단순히 무력 충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열망이 우리 안에 살아있는 한, 언제든 연대하고 서로를 포용할 수 있습니다.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은 모든 배경의 차이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연대와 상생, 배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열어낸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 인류의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시련이 있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에 인류는 한 단계씩 성장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들어주십시오.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의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날레나 배어복(Annalena Baerbock) 제80차 총회의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안토니우 구테레쉬(Antonio Guterres) 사무총장의 변함없는 헌신과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의 뛰어난 리더십 아래 이번 유엔총회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길 희망합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유엔이 걸어온 지난 80년은 인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해 온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바라보라’, 이렇게 자신 있게 대답하겠습니다.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역사는,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에 쉼 없이 맞서 온 유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설립된 해 식민 지배에서 해방됐고 유엔의 도움으로 분단의 상흔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화를 일궈내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습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은 그 자체로 유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온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이 참혹한 전쟁과 재난 속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고귀한 생명들의 희망을 되살릴 때마다 그 치열한 연대의 중심에서 유엔의 깃발이 나부꼈습니다.
유엔은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주기 위해 애썼고, 어린이들의 삶을 피워낼 교육과 백신을 제공했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일어선 동방의 작은 나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당당한 유엔 회원국으로 거듭났고,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한때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기에 처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때마다 불굴의 저력으로 일어섰습니다.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합니다.
유엔의 지원과 도움에 힘입어 성장한 대한민국은 이제 민주주의 회복의 경험과 역사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 유지’라는 80년 전 국제사회의 결의와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두의 과제입니다.
여전히 2억 8천만 명의 인구가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있으며, 우크라이나,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무력 분쟁, 이미 현실 문제가 된 ‘기후 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의 지혜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습니다.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주권정부’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는 민주주의의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 방법도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이곳 유엔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 나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총장이 제시한 ‘유엔80 이니셔티브’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유엔의 진화와 발전을 이뤄낼 비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또한 변화된 국제환경을 반영해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고, 효과성과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2024~25년 임기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안보리가 국제평화와 안보의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장님, 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단 여러분, 민주주의를 회복한 대한민국은 이제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인권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또 주도할 것입니다.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위기의 시대, 연대와 상생, 협력이란 말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깊은 절망만큼 높은 희망을 꿈꾸었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열정으로 지금의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쟁의 참화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일념이 유엔 창립으로 이어져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켜냈던 것처럼, 미래의 인류가 살아갈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오늘의 우리는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 민주 대한민국이 앞서가겠습니다.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평화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기본적 토대가 됩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은 인간의 존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이상이 평화가 없다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및 평화 구축 활동에 있어 핵심적인 기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을 흔들림 없이 수호한 우리의 용사들이 유엔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돕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물리적인 요소뿐만이 아닙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안보 역량을 결정하고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시대, 우리는 ‘보이는 적’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야 합니다.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닌다면 기술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라는 디스토피아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높은 생산력을 동력 삼아 혁신과 번영의 토대를 세우고,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유용한 기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내일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다음 달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I가 주도할 기술혁신은 기후 위기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하고 또 새로운 도구가 될 것입니다.
지난 80년 동안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열어젖히고, 인류의 존망이 걸린 기후 위기 대응을 선도한 유엔의 노력에 세계 각국이 화답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책임감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여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에 동참할 것입니다.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실질적 연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전 지구적 과제에 적극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노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인류 공동의 약속을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10년 전 유엔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수립한 이래, 국제사회는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여러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개발 재원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놓여있습니다.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냅시다.
글로벌 개발 거버넌스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동시에 재원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도약한 대한민국의 사례가 더 많이 나오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입니다.
새로운 도전과 함께 미완의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힙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합니다.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입니다.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입니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습니다.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실현은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선물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평화란 단순히 무력 충돌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열망이 우리 안에 살아있는 한, 언제든 연대하고 서로를 포용할 수 있습니다.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은 모든 배경의 차이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연대와 상생, 배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열어낸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 인류의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시련이 있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에 인류는 한 단계씩 성장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들어주십시오.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의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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