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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지방선거 이후 노무현 언급만 ‘26번’… 왜? [런치정치]

2026-06-24 12:30 정치

 오늘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정청래 대표. (출처 : 뉴시스)

"저는 노사모입니다. 노무현의 정치 개혁, 지역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정청래 대표. 사퇴의 변에서 자신을 노무현 키즈라고 소개하며 노무현 정신을 강조했죠.

정 대표, 6.3 지방선거 이후 의원총회,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만 26번에 달합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연임 도전이 예상되는 정 대표가 부쩍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까닭은 뭘까요. "차기 당권 도전을 포기하라"는 당 일각의 압박에도 정 대표가 뜻을 접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 대표 측근들에게 정 대표의 생각을 물어봤습니다.

 노사모 시절 정청래 대표. (출처: 정청래 대표 SNS)

호남 찾는 이유 묻자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 만든 곳"

정 대표는 사퇴를 하루 앞둔 어제(23일), 비공개로 전남 목포와 화순을 찾았습니다. 지난 12일에 광주, 19일엔 전북 익산과 전주, 20일엔 전남 해남과 장흥, 순천을 찾았죠. 당장 내일(25일)도 전북을 다시 찾을 예정인데요.

'왜 이렇게 호남을 자주 가느냐'고 묻자 정 대표 측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단순히 당원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호남은 노무현을 대통령 후보로 만든 곳이기 때문"이라고요.

2002년 대선을 위한 새천년민주당 경선 당시 지지도와 조직력에서 열세였던 노무현 후보는 광주에서 대역전극을 썼죠. 당시 경선, 한국 정당 역사상 최초로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한 선거였죠.

정 대표 측 한 관계자는 "호남이야말로 정 대표가 추구하는 개혁, 1인 1표제 같은 당내 민주화에 가장 동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당정분리'를 위한 당내 개혁을 할 때, 그걸 가장 지지해준 곳도 호남 당원"이라고 했습니다.

 광주 송정시장과 전남 화순 고인돌시장을 찾은 정청래 대표. (출처: 정청래 대표 SNS)

"당내 민주주의 후퇴 우려에 출마 검토"

당 일각의 '연임 포기' 압박에도 정 대표가 나오려는 건 "'당내 민주주의가 후퇴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정 대표가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내세운 주요 공약 역시 '1인 1표'입니다. 하지만 도입까지 순탄치 않았습니다. 11월 당내 반발로 중앙위를 일주일 연기하고, 12월 첫 번째 중앙위 표결에서도 재적 과반보다 28표 부족해 부결됐습니다. 결국 올해 두 번째 투표를 통해 최종 가결됐죠.

"향후 2년간 1인 1표제를 비롯해 당내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게 정 대표의 목표"라는 게 정 대표 측 설명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한 당내 민주주의 실천을, 자신이 마무리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거죠.

"한 명은 노무현 배신, 한 명은 노무현 욕한 사람" 

이와 별개로 정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급하며 얻는 효과는 뭘까요.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 대표가 노무현을 얘기할수록 한 명은 노무현을 배신한 사람, 한 명은 노무현을 욕한 사람이라는 게 명확해진다"고요.

정 대표와 차기 당권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을 겨냥했다는 거죠.

김 총리,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대신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었죠. 또 노 전 대통령 임기 막바지, 당시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노 대통령을 겨냥해 "자기가 나서서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고 눈물 흘리며 호소해서 뽑힌 것"이라며 "누가 대통령을 하기 싫은데 하라고 했나"라고 직격했죠.

당 관계자는 "송영길 의원은 '정청래가 당 대표가 되면 이재명 대통령에게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대통령이 어려워질 때 누가 먼저 등돌릴 건지 두고 볼 일"이라고 했습니다.

친명계의 공격을 의식해서일까요. 정 대표는 오늘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정청래"라고 거듭 강조했죠.

정 대표와 오래 본 민주당 관계자도 "정 대표가 대통령과 척질 거라는 건 모두 상상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에게 레임덕이 오더라도 끝까지 대통령을 칭찬하고 지킬 만한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정 대표가 사퇴하면서 민주당 당권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두달 후 웃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혜주 기자 [plz@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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