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분만 건수는 권역모자의료센터 사업이 시행된 2025년 6월 전후 1년을 비교했을 때 102건에서 373건으로 3.6배 늘었습니다. 특히 고위험 산모 비율이 80.7%(전년 대비 14.0%p↑)에 달하면서 산모들의 평균 진료 대기 시간은 2~3시간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취재진이 현장에서 만난 40대 고위험 산모 A 씨는 "지난 진료 때는 3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산모로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지역 병원은 궁금한 게 있거나 급할 때 바로 갈 수 있는데, 여긴 그게 힘들어 아쉽다"고 했습니다.
불편함을 무릅쓰고 고위험 산모들이 센터를 찾는 이유는 안전 때문입니다. 30대 후반 산모 B 씨는 "산모들이 너무 많이 몰리긴 하지만,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안전한 선택이 여기인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권역모자의료센터에는 일반 병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고위험 산모들이 주로 전원되는데, 중증도와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김희선 일산병원 모자권역의료센터장은 "산후출혈, 폐색전증 같은 치명적 질환자의 경우 모든 의료진이 한꺼번에 가동돼야 한다"며 "수술을 혼자할 수 없어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 등이 연장 근무나 온콜(비상대기)로 기다리는데, 업무 강도가 세다 보니 오래 버틸 수 없는 시스템이라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전공의 인력까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야간 보조 인력까지 부족하다보니 의료진의 부담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강병헌 충남대병원 모자권역의료센터장은 한 달에 야간 당직만 열흘 이상을 선다고 말했습니다. 강 센터장은 "낮에 일하고 밤을 새운 뒤 다시 다음 날 저녁까지 36시간 연속도 근무하기 일쑤"라며 "수명을 줄여가면서 일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PA 간호사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일산병원에서 근무하는 이은지 간호사는 "산부인과 전담 간호사 동료들도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간호사들 피로가 누적되면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재 결과, 전국 권역모자의료센터 16곳 중 4곳(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단국대병원)은 야간 진료시 진료보조인력이 아예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가 고위험 산모를 권역센터로 집중시키고 있지만, 현장을 뒷받침하는 숙련된 진료보조인력 지원 지원은 겉돌고 있단 지적입니다.
전공의 등 의료 인력 확보에 더해 현장에서 공백을 메우고 있는 PA 간호사 인건비 지원이 더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가 확보되기 전까지 주 7일·24시간 산과 진료가 멈추지 않도록 권역모자의료센터의 중간 인력과 팀 기반 당직체계를 구축할 대안이 필요하다"면서 "전문과목별 PA 간호사 현황을 파악하고, 필수의료 분야는 별도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성 기자 [js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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