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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3.6배 늘었는데”…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고위험 산모센터’

2026-10-26 20:34 사회

정부가 고위험 산모를 24시간 치료하겠다며 구축한 권역모자의료센터에 환자가 몰리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의료인력 지원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모들은 기다긴 대기에 지치고, 의료진은 혹독한 업무 강도로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분만 건수는 권역모자의료센터 사업이 시행된 2025년 6월 전후 1년을 비교했을 때 102건에서 373건으로 3.6배 늘었습니다. 특히 고위험 산모 비율이 80.7%(전년 대비 14.0%p↑)에 달하면서 산모들의 평균 진료 대기 시간은 2~3시간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취재진이 현장에서 만난 40대 고위험 산모 A 씨는 "지난 진료 때는 3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산모로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지역 병원은 궁금한 게 있거나 급할 때 바로 갈 수 있는데, 여긴 그게 힘들어 아쉽다"고 했습니다.

불편함을 무릅쓰고 고위험 산모들이 센터를 찾는 이유는 안전 때문입니다. 30대 후반 산모 B 씨는 "산모들이 너무 많이 몰리긴 하지만,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안전한 선택이 여기인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권역모자의료센터에는 일반 병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고위험 산모들이 주로 전원되는데, 중증도와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김희선 일산병원 모자권역의료센터장은 "산후출혈, 폐색전증 같은 치명적 질환자의 경우 모든 의료진이 한꺼번에 가동돼야 한다"며 "수술을 혼자할 수 없어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 등이 연장 근무나 온콜(비상대기)로 기다리는데, 업무 강도가 세다 보니 오래 버틸 수 없는 시스템이라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전공의 인력까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야간 보조 인력까지 부족하다보니 의료진의 부담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강병헌 충남대병원 모자권역의료센터장은 한 달에 야간 당직만 열흘 이상을 선다고 말했습니다. 강 센터장은 "낮에 일하고 밤을 새운 뒤 다시 다음 날 저녁까지 36시간 연속도 근무하기 일쑤"라며 "수명을 줄여가면서 일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PA 간호사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일산병원에서 근무하는 이은지 간호사는 "산부인과 전담 간호사 동료들도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간호사들 피로가 누적되면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재 결과, 전국 권역모자의료센터 16곳 중 4곳(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단국대병원)은 야간 진료시 진료보조인력이 아예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가 고위험 산모를 권역센터로 집중시키고 있지만, 현장을 뒷받침하는 숙련된 진료보조인력 지원 지원은 겉돌고 있단 지적입니다.

전공의 등 의료 인력 확보에 더해 현장에서 공백을 메우고 있는 PA 간호사 인건비 지원이 더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가 확보되기 전까지 주 7일·24시간 산과 진료가 멈추지 않도록 권역모자의료센터의 중간 인력과 팀 기반 당직체계를 구축할 대안이 필요하다"면서 "전문과목별 PA 간호사 현황을 파악하고, 필수의료 분야는 별도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성 기자 [js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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