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씨의 ‘과속 자랑’은 이달 초 국민신문고에 “강남 한복판에서 고급 외제차로 과속하며 교통질서를 흐리는 사람이 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덜미가 잡혔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은 13일 선 씨를 불러 과속 행위 여부를 조사했다.
선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 차는 아는 형이 클럽에서 만난 사람의 차다. 난 옆에 타서 촬영만 했다”며 “차량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밟아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차량 운전자에 대해선 “처음 본 사람이라 누군지 모른다”고 말했다.
승용차가 제한속도보다 시속 60km를 초과해 달리다 적발되면 운전자는 범칙금 12만 원과 벌점 60점이 부과돼 면허가 정지된다. 경찰은 선 씨가 주장하는 실제 운전자를 찾는 한편 선 씨가 지인들과 서울 강남에서 집단적으로 폭주를 했는지도 수사할 방침이다. 또한 선 씨의 동영상 속 차량이 굉음을 내는 것이 차량 불법 개조 때문인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선 씨가 페이스북에 과속 동영상을 올린 이유는 단지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였다. 선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영화 ‘분노의 질주’를 보고 멋있게 느껴져 과속 동영상과 글을 올렸다”며 “과속이 죄가 되는 줄 몰랐다. 이번 기회에 반성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 씨는 페이스북에 벤틀리, 벤츠, 아우디 등 고급 외제차 옆에 서서 찍은 사진도 다수 올렸다. 페이스북에 벤틀리 2대, BMW 3대, 벤츠 1대, 아우디 1대의 자동차 키를 한데 모아 두고 “부업으로 차량 렌트를 하고 있으니 연락 달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두기도 했다. 5만 원권 돈다발을 들고 흐뭇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선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차 중 자신의 차는 한 대도 없었다. 경찰이 번호판이 보이는 차 4대를 조사한 결과 아우디, 마세라티, 벤틀리는 캐피털 업체의 소유였고, 제네시스 쿠페만 선 씨의 부친 명의의 차였다. 고급 외제차 열쇠들도 렌트업을 하는 지인에게 받아 찍은 것이었다. 외제차 옆에 서서 찍은 사진들은 모두 길거리에 서 있는 차거나 렌트카였다. 선 씨의 어머니는 지방의 대형 의료재단 이사장이고 선 씨는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부유한 집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 씨가 영웅심에 과속 동영상을 버젓이 인터넷에 올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 과속이 범죄라는 인식이 약하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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