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와 통신업계, 마케팅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분야의 상당수 업체들은 전화번호 뒷자리나 성(姓)만 남기는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없게 한 상태로 DB를 거래한다. 계열사에는 고객 동의를 얻어 DB 자체를 통째로 넘기기도 한다. 문제는 개별 사례만으로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정보들이 한데 모이면 얼마든지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보안 컨설턴트 최영록 씨는 “이제는 상당수 기업들까지 축적한 개인정보가 많기 때문에 주민번호가 없어도 해당 개인정보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개인정보가 누구 것인지 알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8월 시행 예정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주민번호 수집을 못 하게 하고 유출 시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지난 수년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돼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개인정보가 증가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례로 2011년에 터진 네이트·싸이월드 및 넥슨 등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 휴대전화번호, ID, 비밀번호 등의 정보가 대거 빠져나갔다. 이런 정보와 이번에 유출된 신용카드 정보를 결합할 경우 네 자리로 돼 있는 신용카드 비밀번호의 상당수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주요 정보를 암호화하더라도 현재의 정보기술(IT) 수준에서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지난달 검찰은 대한약사회 산하 재단법인 약학정보원을 압수수색했다. 환자 의료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약학정보원은 수집한 환자의 주민번호, 질병 기록, 건강보험 유형 등의 정보를 해외 다국적 기업에 팔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학정보원 측은 주민번호를 암호화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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