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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마르코스 아들·괴짜 두테르테 딸, 대통령·부통령 ‘당선권’
2022-05-08 19:36 국제

[앵커]
3천 켤레 넘는 구두가 지금도 ‘부정축재’ 상징으로 회자되곤 하죠.

36년전 쫓겨난 마르코스-이멜다 필리핀 대통령 부부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부부 아들이 내일 필리핀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부통령으로 유력한 인물이 누구냐면요.

말많고 탈많은 현직 대통령, 두테르테 딸입니다.

이 정도면 정치도 끼리끼리 돌려맡는 건데 필리핀 젊은이들은 오히려 좋아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박수유 기자입니다.

[리포트]
21년간 철권 통치하다 쫓겨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

집권 중 수천 명 고문·살해 12조 원 부정 축재한 독재자

'마약과의 전쟁'… 6천여 명 사망 괴짜 행보 두테르테 현 대통령

독재자 아들과 괴짜 딸의 만남 대통령·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

내일 필리핀 대선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후보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56%의 지지를 얻어 현 부통령인 레니 로브레도와 '복싱 영웅' 출신 매니 파퀴아오 등을 크게 앞섰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 / 필리핀 대선 후보]
"필리핀인들은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아오기 위해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36년 전 '피플 파워'로 쫓겨난 독재자의 아들이 대권까지 넘볼 수 있는 건 일부 유력 가문들이 정치 권력을 독점하는 필리핀의 관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필리핀 지방 관료의 약 80%, 국회의원의 약 67%가 유력 가문 출신이라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2016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해준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지원,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후보와의 러닝메이트 연대, 독재에 관한 근현대사 교육을 받지 않은 전체 56%의 40대 이하 유권자를 파고든 SNS 선거 운동 등이 '독재 가문의 부활' 요인으로 꼽힙니다.

[필리핀 시민]
"(마르코스와 두테르테는) 우리나라를 위한 좋은 공약을 가진 유일한 후보들이에요."

반면, 독재자 아들의 출마 자격을 따지는 청원에 이어 소송까지 예고되며 대선 뒤에도 진통이 예상됩니다.

긴장감이 고조되자 현지 경찰은 오늘과 대선일인 내일 금주령을 선포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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