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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미·러 손잡았던 우주정거장도…신냉전 ‘불똥’
2022-05-08 19:30 국제

[앵커]
미국과 러시아, ‘신 냉전’이라 부를 만큼 대립이 심했어도 우주에서만은 달랐는데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나서는 미국과 오랫동안 지켜왔던 우주 협력 관계마저 끊겠다,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8년 발사돼 우주인이 상시 거주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

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16개국이 참여한 다국적 프로젝트입니다.

지상 400km 상공에서 매일 지구 주위를 16바퀴 돌며 각종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됩니다.

미국은 태양전지판으로 ISS에 전력을 공급해 생명 유지 장치 등을 가동시키고, 러시아는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의 엔진을 분사해 지구 중력에 끌려가는 ISS의 추락을 막습니다.

정거장 지휘권도 양국이 번갈아 맡습니다.

미국 우주인은 러시아어로 말하고,

[토머스 마시번 / 미국 우주인(지난 4일)]
"정거장에서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일하길 바라며, 머무는 동안 행운을 빕니다."

러시아 우주인은 영어로 화답하는 정통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레그 아르테미에프 / 러시아 우주인(지난 4일)]
"정거장의 열쇠를 넘겨줘 감사합니다. 우정에 감사합니다."

특히 미국이 2011년 우주왕복선을 종료하면서 우주인 운송을 전담해온 것도 소유즈 로켓을 운영하는 러시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ISS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해버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가해진 각종 제재에 대한 반발입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SNS를 통해 "ISS의 잔해가 러시아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2030년까지 연장 운영을 바랐던 미국은 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최기혁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연구팀 팀장]
"1년의 유예 기간이 있지만 (우주 공간의 분열은) 향후 인류의 국제 공동 우주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우려됩니다.

ISS 탈퇴 선언 이후 러시아의 눈은 중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ISS 3분의 1크기의 우주정거장 '톈궁'의 완성을 목표로 한 중국 프로젝트에 러시아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겁니다.

[존 후스 / 미 국방정보국 우주방위정보책임자]
"러시아, 중국은 우주를 현대전에서, 특히 서방에 맞서 이기기 위한 필수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세계 지도자임을 증명하려는 거죠."

미-중, 미-러 대립과 중·러 밀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타난 신 냉전의 기류가 지상을 넘어 우주 공간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이준희
영상편집 : 김지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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