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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선이 간다]전기료 걱정에…27도에 묶인 아동센터
2022-07-07 19:35 뉴스A

[앵커]
폭염이 유독 힘든 곳이 또 있습니다.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 시설인 지역아동센터도 전기료가 무서워 에어컨을 껐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지원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폭염에 지친 아이들을 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방과 후에 돌보는 지역아동센터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아이들 18명이 한 공간에 빽빽하게 모여 있고, 교실에는 불이 꺼져있습니다.

[현장음]
(여기는 원래 어떤 방이에요?)
공부하는 방이에요. 여기 에어컨이 있지만 안 켜요.
(왜 안 켜요?)
전기세 나온다고.

[현장음]
(선생님들이 전기세 얘기했어요?)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저기에서만 공부하라고 했어요.

냉방비를 아끼려고 교실 불을 모두 끄고 공용공간에만 에어컨 한 대를 켜고 생활합니다.

[이정림 / 지역아동센터장]
27도. 애들이 숨만 쉴 수 있도록 그렇게 틀어주는 거예요.

머리카락이 땀으로 젖은 아이들.

손으로 부채질을 해봅니다.

[현장음]
공부방 오니까 날이 더워서 땀이 나요.

아이들의 간식과 저녁을 만드는 주방은 선풍기 바람마저 뜨겁습니다.

[현장음]
어휴, 더워.

아이들은 미지근한 바람이라도 더 느껴보려고 에어컨 앞으로 몰려듭니다.

[현장음]
여기 꿀 자리야. 여기가 제일 시원해. 꿀 자리. 여기 천국이지.

운영비가 빠듯한 지역아동센터의 교사는 전기료 인상 소식에 가슴이 쪼그라들었습니다.

올 초부터 전기료가 올라 매달 20만 원 넘는 전기세를 감당하기도 힘들었는데, 이달 추가 인상 소식에 폭염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서울 중구 지역아동센터]
(정부의 아동센터 지원금은)
10~19명에 (1개월) 평균 552만 원이에요. 선생님들 급여 주고 비용 일부 쓰면 전기세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죠.

취약 계층 아이들이 폭염의 고통까지 견뎌야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정림 / 지역아동센터장]
(애들이 덥다고 얘기할 때 마음이 어떠셨어요?)
찢어지죠. 왜 우리 아이들은 27도를 유지하고 살아야 되는지. 저는 가슴 아파요.

그래서 이 더운 여름에 에어컨 팡팡 켜는 건 아니더라도 (정부가)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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