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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직원 모셔라”…연봉 40%↑·주2일제 ‘파격’ 조건
2023-01-22 19:43 국제

[앵커]
요즘 일본 기업들이 직원 모시기에 한창입니다.

연봉을 올려주는 건 기본이고, 일주일에 이틀만 근무하는 파격 조건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세계를 보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에도 진출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 앞입니다.

최근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이 이례적인 임금 인상안을 발표했습니다.

3월부터 일본 내 정규직 약 8400명의 임금을 최대 40%까지 인상한다는 겁니다.

전면적인 임금 인상은 20년 만에 처음.

전보다 인건비가 15% 늘어나지만 업체 측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지난달 직원 1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최대 10만 엔, 약 95만 원의 특별 지원금을 나눠줬습니다.

지난달 도쿄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 상승해 40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한 가운데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는 직원들을 위한 이른바 '인플레 수당'인 겁니다.

정부도 공개적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신년 기자회견)]
"임금 인상을 하면 일본 기업은 더 강해질 것이고, 출산율도 높아질 것입니다. 나는 다음 세대에 이것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근무 환경을 파격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대표 항공사인 전일본공수, 아나항공은 올해 8500여 명의 객실 승무원 중 희망자에 한해 주 2일제 근무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는 시간에 부업이나 자기계발 등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겁니다.

최근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약 10%인 반면 일본은 3%에 그치면서 근무 여건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출산 고령화 현상 등 고질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인재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자 콧대 높던 기업들이 근무 환경 개선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마에다 / 도쿄도민]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임금도 오르지 않으면 생활비도 곤란하니까요."

그러나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미카미 / 도쿄도민]
"회사 측의 의지는 그렇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고…."

[김명중 / 닛세이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
"확산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이 노동환경이라든지 기업 문화는 보수적인 부분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다…."

기업들의 인력난이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바지 다스 / 프로스트앤설리번 아태지역 총괄 사장]
"(아시아) 국가들은 계속해서 인구가 감소할 것입니다. 이미 일본, 한국, 중국의 경우 다른 나라의 인력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 등 파격 조건을 내걸면서 직원 모시기 경쟁에 나선 일본 기업들, 저출산 문제로 같은 고민을 하는 한국 사회에도 영향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세계를 보다 정다은입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도쿄) 이락균 장명석
영상편집 :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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