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4년 9월 5일 (목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안진용 문화일보 기자, 정혁진 변호사,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허주연 변호사
[김종석 앵커]
전단지를 뗐다고 범죄자냐. 몇 달 전 있었던 일입니다.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승강기 내에 거울에 붙어 있던 허락받지 못한 게시물을 떼어냈던 여중생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어간 사건이 있습니다. 허주연 변호사님. 조금 더 구체적인, 사건 개요부터 알아보아야 할 것 같은데요.
[허주연 변호사]
지난 5월에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여자 중학생이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그런데 거울에 붙어 있던 불법 전단지가 있었던 것이에요. 전단지는 입주자 간에 하자‧보수와 관련해서 분쟁이 있어서, 그런 내용에 관한 문구가 내용으로 되어있었는데. 거울 시야를 방해하니까 여중생이 이 전단지를 떼어버렸어요. 그리고 집 앞에 붙어있던 동일한 전단지도 떼어버립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재물손괴죄로 경찰이 입건을 해서 검찰에 송치를 한 사안이거든요.
여중생 측에서 이것에 반발을 하면서, 국민게시판에 청원을 올린 것이에요. 이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 그런데 이 부분은 기계적으로 해석을 한다고 하면 전단지 자체의 효용을 해한 행위이기 때문에 재물손괴죄에 법리적으로는 해당할 수 있을지언정, 이것은 정말 송치의 남용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 이 전단지는 허가받은, 합법적으로 붙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내는 유료 공간에 붙이지 않았고, 거울에 붙어있었다는 것이에요. 그렇다고 하면 전단지를 붙인 행위가 오히려 거울을 대상으로 하는 재물손괴 행위가 될 여지도 있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어린 여자 중학생이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로 떼버렸다고 해서 이 학생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과연 적절한 법적 권한의 행사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한 가지 관련해서, 관리사무소장과 주민도 비슷한 사안으로 송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근거로 경찰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공동주택관리법상 설령 아파트를 관리하는 주체라고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게시한 게시물을 임의로 철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는 것이에요. 그렇다고 하면 이것은 입법의 불비로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고 하면 불법적으로 게시된 게시물도 제거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으로 만들어서 송치의 남용이라든가, 억울한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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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텍스트는 실제 토크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전체 토크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정리=김태섭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