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사회부 법조팀 공태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Q1.공 기자, 최상목 쪽지라는 게 대체 뭐에요?

쪽지보단 문건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쪽지하면, 누군가가 작은 종이에 자필 메모를 한 걸 떠올리기 쉬운데요.

'최상목 쪽지'는 A4용지에 기재부장관이라는 제목으로 글자가 타이핑된 문건입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가 가지고 있었는데요.

맨 아랫줄에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 할 것'이란 논란의 문구가 들어있는 겁니다.

Q2.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구속 심사 때 판사가 이 문건을 물어봤다고 하고, 어제 탄핵심판에서도 헌재가 대통령을 상대로 이 문건에 관한 질문을 했어요. 이유가 뭡니까?

네, 이 문건이 '비상계엄의 목적'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물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상 입법기구는 국회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그동안 야당이 입법 폭주를 해왔다고 주장했잖아요.

비상계엄을 하면, 야당이 192석을 차지하는 국회가 아니라 정부가 만든 별도 기구에서 법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결국 이 쪽지 내용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이냐에 따라 '국회를 마비시킬 의도'가 인정될 수도 있는 겁니다.

탄핵심판은 물론, 수사와 재판에서도 '내란 목적'이 있느냐를 따질 때 중요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 전두환 정권에서도, 계엄 선포 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는 흡사한 기구를 만든 전례가 있습니다.

Q3.그럼 그 쪽지에 관해서 당사자들은 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까?

네, 일단 쪽지를 받은 사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죠.

하지만 준 사람이 누구냐, 여기에 대해선 말이 엇갈립니다.

일단 지난달 13일 최상목 권한대행은 "제 이름을 부르더니, 참고자료라면서 누군가가 저한테 자료를 줬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접은 종이를 줬는데, 경황이 없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어제 탄핵심판에 나왔는데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줬느냐" 물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걸 준 적도 없고 기사보고서야 알았단 입장인데요.

그러면서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장관 측은 이 쪽지에 대해 '김 전 장관이 만들었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Q4.이 최상목 쪽지, 수사하면서 확보한 거라는데 검찰은 뭐라고 합니까?

네 김용현 전 장관의 공소장을 살펴보면 '대통령이 쪽지를 줬다'고 적혀 있습니다.

검찰은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으로 국회를 무력화시킨 후 별도의 비상입법기구를 창설하려고 했다고 봤는데요.

대통령이 최 대행에게 미리 준비한 문건을 건넸고, 여기에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이 적혀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Q5. 작성자가 대통령이냐, 김용현 전 장관이냐 의문이 남겠군요. 내일 탄핵심판에 나오죠?

맞습니다.

김 전 장관이 증인으로 나와서 쪽지 작성 여부와 전달 경위를 증언할 것으로 보이고요.

윤 대통령도 쪽지에 관한 설명을 덧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상목' 쪽지가 탄핵심판에서 중요 증거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사회부 공태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