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뉴스분석]하루 늦춰 방남, 北 노림수
2018-01-21 19:26 뉴스A

[리포트]
계속해서 뉴스분석 이어가겠습니다. 정치부 최재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1. 우여곡절 끝에 현송월이 방한했지만 왜 하루 늦게 왔는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이유를 설명했나요?

취재하는 저희 역시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는데요. 취재진이 현송월과 마주칠 때마다 질문을 쏟아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부 역시 정확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유가 무엇이듯 일방적으로 이렇게 방문 일정을 통보하고 있는 것은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가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방문단 파견 문제는 당국 간의 약속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통보하고 취소하고 있는건데요.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시간표를 정하겠다는 자신감이겠죠.

정부는 이유를 듣기 위해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까지 보내기도 했는데요.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고, 북한에 왜 일방적으로 약속을 깬 것이냐 이렇게 항의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도권을 쥐겠다는게 북한의 진짜 의도였다면 의도대로 되고 있는 셈입니다.

2. 그래서일까요, 북한은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우리 측 여론,특히 언론 보도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군요?

네, 당장 오늘 북한 매체들의 보도 내용만 살펴보더라도 이 자리에서 그대로 옮기기 힘든 험악한 말들이 등장합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인데요, 남한 언론의 악담질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 역사의 오물통에 넣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언론들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체제 선전을 위한 것이다, 또 마식령스키장은 낡고 위험하다고 비판 보도를 썼다고 저런 식으로 불만을 쏟아내는 겁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이례적으로 50분 가까이 기자들에게 설명한 자리였습니다.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 대표단 참가 문제를 보고 우리 언론도 올림픽 성공 개최를 협조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협조란 뜻은 긍정적인 기사를 더 써 달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 그런가하면 현송월은 그야말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데, 우리 측의 경호를 놓고도 논란이 있나보군요?

네, 오늘 정말 많은 기자들이 현송월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당연히 질문들도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있던 우리측 관계자가 질문을 가로막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질문이 협의된 바 없다, 그리고 현송월이 불편해한다. 질문 하지 말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국정원 관계자였습니다. 현송월 일행에 대한 경호는 국가정보원이 전담하고 있고, 경찰도 지원하고 있는데요.

현송월이 움직일 때마다 일대는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 병력으로 가득 차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4. 네, 정부가 북한에게 끌려가는게 아니냐는 지적들도 있는데, 정부의 생각은 무엇일까요?

네, 청와대가 오늘 상당히 긴 분량의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였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선 북한의 참가와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고 했고요.

그러면서 "북한의 참가로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흥행을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반발 여론을 달래면서 북한의 평창 참가가 왜 필요한지를 강조한 내용이었는데요.

그런데 오늘 북한 노동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역대 최악의 인기 없는 경기 대회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 데 대해 남한 측이 고마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재원 기자였습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