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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넓은뉴스]“이름 바꿔라”…파리 도로명의 비밀
2018-06-19 20:49 국제

프랑스는 빅토르 위고, 퀴리 부인과 같은 프랑스 역사 속 인물들로 거리명을 지어 주소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후손들이 그 거리에서 우리 할아버지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답니다.

무슨 일일까요. 프랑스 거리에 숨겨진 비밀을 동정민 특파원이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 18구에 있는 보리스 비앙길입니다.

보리스 비앙은 20세기 중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명한 작가이자 음악가.

그런데 보리스 비앙의 자손들이 길 이름을 바꿔달라고 파리시에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길이 너무 더러워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논란이 되자 파리시가 대대적인 청소에 나섰지만 이 곳은 낮에는 쓰레기로 밤에는 노숙자로 가득찼던 곳입니다. 지금도 노상방뇨의 악취가 납니다.

[바로 옆 스포츠센터 직원]
“아침에 보면 토사물과 빈 병 등이 난리도 아닙니다.”

화가 난 자손들은 한 때 파리 시장의 이름으로 길 표지판을 만들어 붙이며 교체를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마무시 아빠(18구 주민)]
“우리는 학교 다닐 때 보리스 비앙 글을 배웁니다. 저는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그래도 시청과 주민들은 보리스 비앙 길로 남기길 원합니다.”

프랑스의 모든 주소는 길 이름으로 정해지는데 대부분 인물들입니다.

거장 빅토르 위고, 여성 물리학자 퀴리부인 등은 프랑스 거리 곳곳에서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길에서 가장 자주 이름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샤를 드골 전 대통령입니다.

무려 3900개의 길에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샤를 드골은 2차 대전의 영웅이자 프랑스 공화국 초대 대통령입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길 이름이 바뀌기도 합니다.

지난 3월 IS 테러범 인질극 당시 인질 교환을 자청해 여성 인질 대신 목숨을 잃은 국민 영웅 벨트람.

요즘 프랑스 전국의 40개 길이 벨트람으로 이름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정민 특파원]
벨트람 거리로 이름이 바뀔 파리 15구의 한 거리입니다. 저 멀리 국방부 청사가 있어 벨트람 중령의 희생정신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입니다.

[장 프랑수아 라타스트(파리 시민)]
“제가 길 이름을 짓는다면 최근 테러리스트에 희생당한 벨트람 대령의 이름을 선택하겠습니다. 그것이 나라를 영예롭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길의 이름은 소매치기로입니다. 17세기부터 소매치기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는 전국에 뻗어있는 길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 뉴스 동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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