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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맨]서울 아파트 거래…강남보다 더 뛴 노원·도봉·성북
2020-10-29 19:33 경제

정부는 분명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했죠.

채널A가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가와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를 전부 분석해봤더니, 올해 집값은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서울 외곽지역, 노원·도봉·성북구가 가장 많이 뛰었습니다.

안건우·박정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린 시절 하던 부동산 보드게임의 법칙.

'땅을 산다.

그리고 내 집을 많이 가진다.'

반대라면 질 확률이 높아지죠.

확실한 승기를 잡을 곳은 서울.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해도 누구에게나 문이 열리진 않습니다.

[이모 씨 / 30대 직장인]
"게임판에 아예 참여하지 못하는 사회, 부자들 땅따먹기죠. 지금은 포기하는 시간."

모두가 살기 원하는 서울이지만 입성하는 길은 캄캄합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잠시 접었다는 또 다른 직장인.

지금 사는 경기 김포와 명동의 회사를 오가는 데만 하루 2시간 반을 씁니다.

[김모 씨 / 30대 직장인]
"피곤하죠, 1시간 안쪽으로만 들어오면 좋겠다 이런 생각 많이 하고. 안정적으로 출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고."

강남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결혼과 자녀 교육까지, 미래를 생각하면 서울 어디든 좋겠다는 마음뿐.

[김모 씨]
"현실적으로 노원·도봉·성북구 이런 쪽으로 자꾸 외곽으로 알아볼 수밖에 없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목표였던 노원구의 대단지 아파트값은 불과 넉 달 만에 52%나 뛰었고 정부 규제로 대출까지 막히면서 꿈은 멀어졌습니다.

[김모 씨]
"은행 끼면 작은 집에서라도 서울에서 시작할 수 있겠다 그런 꿈이 있었는데 어려워지는…"

"서울이란 지금은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하는 별 같은…"

[박정서 기자]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매가가 저점인 지난 4월 대비 8월 서울 아파트값은 17% 올랐습니다.

강남구도 18%까지 치솟았는데요.

문제는 서민 주거지가 더 올랐다는 겁니다.

이른바 '노도성', 노원·도봉·성북구 집값이 모두 20% 넘게 뛰었는데요.

이 기간 전체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봤습니다.

강남 3구 거래량이 4만 채를 조금 넘는데 노도성은 5만 3000채에 가깝습니다.

가격이 치솟는데 사려는 사람도 많았던 이유, 뭘까요."

[김경민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갑자기 집값·전셋값 다 오르니 무조건 사고본 거예요. 패닉바잉이에요. 패닉바잉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오르니 쫓아가며 사는 사람도 있었죠. 특정지역에서 20% 오른 것은 과열이거든요. 이런 상승률은 처음 봤어요."

"(부동산 정책 점수는?) 그건 뭐 … 50점 이하죠.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기도."

부자 동네만 길들이려던 게 실패 원인.

강남 3구를 겨냥해 대출을 조인 게 오히려 서민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찬 꼴이 됐습니다.

[김경민 교수]
"강남 집값 잡으면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강남아파트·지역에 대한 정책을 냈는데 모든 시장에 영향을 끼친 거죠. 서민동네까지."

늦었지만 정부가 이제라도 주거복지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

강남을 겨냥한 핀셋 '규제'가 아닌 서민을 위한 핀셋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경민 교수]
"(집값의) 95%까지 대출해주되 30년까지 1~2% 저리인 대출이 나오면 좋겠어요. (정부와 집주인이) 매도 시 수익을 배분하거나 (금리 상승에 따른 추가) 이자를 그때 낸다든지, 다양한 금융해법이 있어요. 개발해야 해요. 못 사게 할 게 아녜요."

"주거복지엔 임차도, 주택구매도 있는 거예요. (정부가) 이것을 건드리지 않겠단 믿음이 있으면 패닉바잉하지 않을 겁니다."

emotion@donga.com
srv1954@donga.com

영상취재: 조승현 권재우
영상편집: 이승근
그래픽: 윤승희 임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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