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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날씨에 휠체어에서 담요 덮고 “1시간 대기는 기본”

2020-12-18 19:11 사회

응급실은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늘 비상상황인 응급실이 이젠 초비상입니다.

코로나 환자가 몰리면서, 일반 환자들이 제 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1분1초가 아쉬운 시민들이 응급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 현장을 장하얀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장하얀 / 기자]
"현재 기온 영하 4도 입니다. 응급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은 이 추위에 밖에서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데요.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응급실 밖에서 서류를 작성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난로 밑에 줄을 섭니다.

휠체어를 탄 환자는 담요를 얼굴까지 올려 덮었고, 보호자도 추위에 연신 손을 비빕니다.

하루종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의료진은 아예 야외 대기장소로 나와 환자를 돌봅니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

환자만 응급실 입장이 가능해 보호자들은 추운 곳에서 기다리고, 병실이 없어 자리가 날 때까지 줄을 서있기도 합니다.

[응급환자 보호자]
"혹시 코로나일까봐 음압병동 들어가셔야 하는데. 자리가 없대요. 한 시간이 될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타고 온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는 일도 있습니다.

1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입니다.

[김기태 / 서울대한응급이송단 지부장]
"환자들이 못 내리니까 다 차 안에서 히터 틀고 대기하는거예요. 오도가도 못하고."

코로나19로 응급실 출입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입니다.

열이 나는 환자는 격리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그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됩니다.

응급실 인력이 코로나19 치료에도 투입되다보니 의료진이 부족한 탓도 있습니다.

지난 8일, 열이 난다는 이유로 병원을 전전하다 아이를 사산했다는 사연이 국민 청원에 올라오기도 했고,

3월에는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소년이 고열 때문에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확진자 발생으로 응급실이 폐쇄되는 일은 막아야 해 병원 입장에서도 의료 인력을 최대한 가동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김호중 /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의료진 감염으로)하루나 이틀 응급실 문 닫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거든."

의료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일반 환자에도 대처하려면 증상 정도에 따라 대형과 중소형 병원으로 안내해 큰 병원 쏠림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일부 응급실을 코로나19 전담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jwhite@donga.com
영상취재: 박희현
영상편집: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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