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네요.
영화가 육영수 여사의 죽음에 당시 박정희 정권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담고 있다며 일부에선 이건 범죄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팩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광복적 경축식이 열리던 그 국립극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런 육성이 들립니다.
[박정희 대통령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음성출처:조갑제TV)
"나는 오늘 이 뜻깊은 자리를 빌어서 조국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사모님> 우리 집사람 병원에 빨리 데려가. <일반 시민 앉아주세요>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두 번 들어봤습니다.
총소리도 담겼고요,
집사람을 빨리 병원에 데려가라는 박 전 대통령의 음성도 들립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부인의 국민장 당시 이런 모습도 보입니다.
[고 육영수 여사 국민장 (1974년 8월)](영상출처ㅣKTV)
"대통령과 세 자녀는 국화꽃으로 덮인 영구차를 돌아보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유해 뒤를 따랐습니다. 영구차가 청와대 정문에 이르자 박 대통령은 영원히 떠나는 고인과의 작별을 아쉬워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습니다.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는 순간까지 3년간 보좌한 김두영 전 청와대 비서관입니다.
김두영 전 비서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악마화한 악의적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김두영 / 전 청와대 비서관](음성출처ㅣ유튜브 '중앙일보')
"박정희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이 와서 전부 대통령한테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거기서는 차마 울지를 못하고 국무회의실 돌아서 나와서 이제 집무실로 가는 그 앞에 육영수 여사 시신이 안치된 방이 있었는데 국무위원들 앞에선 차마 울지 못하다가 그냥 왁 터진 거예요. 엄청나게 대성통곡을 하셨다고요. 박정희 대통령이 그렇게 정권 유지를 위해서 아내를 살해하는 악마인가 아이고 참… (영화가) 완전히 박정희 대통령을 악마화했잖아요."
2002년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박근혜 당시 의원에게 "어머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암살 음모는 하급자들이 관련됐으며 나는 사전에 그런 음모를 알지 못했다" 밝히며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당시 현장 육성, 핵심 당사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내용 뿐 아니라 실제 재일 교포 문세광이 조총련에 사주를 받아 저격한 과정이 수사와 재판 기록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영화는 공식 기록과는 달리 당시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을 가미했기 때문에, 입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건 왜곡이라는 게 비판을 받고 있는 거고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건데, 이미 북한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줄곧 자신들의 체제 선전에 활용해 왔습니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 이런 대사가 등장합니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
"박정희 본인은 5·16 군사 정변 때 생명과 출세의 은인인 장도영을 체포 처형하려고까지 했으며, 8·15 광복절 기념일 때에는… 이처럼 자기 처를 제물로 바쳐 뒤흔들리는 독재 정권을 유지한 살인 악마이다."
실제 탈북자 출신의 한 유튜버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한송이 / 탈북 유튜버](유튜브 ㅣ 한송이tv)
"북한에서 '민족과 운명'이라는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었어요. 드라마가 어떤 내용이냐면 육영수 여사가 암살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정권 시절에 자기 정권을 좀 더 지키기 위해서 자작극으로 인해서 만든 그 내용 중에 하나가 있었거든요. (암살자(들))영화를 보니까 북한 민족과 운명에서 나왔던 영화라 너무 비슷하고 흡사한 거예요. 내가 북한에 있을 때 본 영화와 너무 똑같다."
논란의 당사자 격인 허진호 감독, 북한의 이런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부인했고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 여사 피격을 지시했다는 내용은 영화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 해석이 나올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허진호 / '암살자(들)' 감독 (지난달 제작보고회)]
"암살자(들)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료 조사나 인터뷰들을 보면서 정말 균형된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했고요. (육영수 여사 피격 관련) 이야기들이 방송에서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많이 다뤄졌고 실제 사건에 있어서의 의문과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균형된 시선 객관적 시선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는 적당한 시선."
다만 영화에서 "구체적인 대사로 좀 더 명확하게 선을 그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는데요.
진중권 교수는 "번데기 아이큐 수준의 허접 음모론"이라며 해당 영화를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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