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하나 사이를 두고 두 건물에서 7분 간격으로 불이 난 겁니다.
방화 용의자는 70대 남성입니다.
서울 역삼동의 특허법인 사무실 2곳에 잇따라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가 붙잡혔습니다.
3일 전부터 방화를 준비했고, “특허법인이 사기를 쳤다"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댔습니다.
조금 전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수서경찰서에 압송된 그의 목소리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왜 불질렀습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사기 쳐서요.
기자: 누가 사기를 쳤습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특허 대형, 특허 법무법인에서.
>특허 법인에 악감정 있으셨던 겁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2000년도에 내가 특허를 냈는데 사기를 쳐가지고 사기 친… 이거 보세요. 이거, 이거 사진 좀 찍어 주세요. 증거니까.
>범행 언제부터 준비했습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예?
>범행 언제부터 준비했습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아 준비한 거요. 한 3일 됐습니다.
>피해자분께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앞으로는 사기 치지 말라고 해 주세요.
>문건 좀 보여 주세요.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이것 좀 이것 좀 찍어 주세요. 빨리빨리.
>피해자들께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70대 남성 / 방화 용의자
아 사기 치지 말라고 앞으로는.
60여 명이 대피한 당시 현장 상황도 이랬습니다.
열린 창문에선 시커먼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요.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 서로를 붙잡고 창문을 움켜쥐고 앉은 여성이 보입니다.
소방관이 사다리를 펼쳐 올려 구조에 나섭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옆으로 한 사람씩 사다리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건물 다른 쪽에선 내부에 갇혀있던 사람들이 탈출로 확보와 호흡을 위해 유리창을 깨기 시작합니다.
깨진 유리 파편이 지상으로 우수수 떨어집니다.
목격자 A 씨
옆 건물에서 불이 막 연기가 크게 올라왔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들리고 유리 파편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사람 살려' 소리를 듣고 큰일이 좀 났구나.
골프채를 든 남성은 깨진 창문으로 몸을 반쯤 내놓고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연기를 피해 밖으로 나오려다가 여의치 않자 다른 탈출로를 찾기 위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좁은 창문 틈으로 팔을 흔들며 절박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도 있습니다.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절박한 외침이 울려 퍼집니다.
[현장음]
사람 살려주세요! 사람 살려주세요!
점심시간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필사의 구조작전에 시민들은 마음을 졸였습니다.
목격자 B 씨
남자 두 분이 매달려 있으면서 사람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어요. 신발을 다 못 신고. 한 분은 두 발 다 양말을 신은 채로 나오셨고. 한 분은 한 쪽은 슬리퍼를 신고.
두 번째로 화재가 난 빌딩에서도 필사의 탈출이 이어졌습니다.
건물 관계자
사무실 유리가 두꺼워서 주먹으로 깨는 와중에 다치신 분도 있고 급하게 나오는 와중에 긁히고 찍히고 하셨어요.
먼저, 역삼초등학교 사거리 근처에 있는 A빌딩 3층에서 불이 났단 신고가 오전 11시 55분에 접수됐고요.
불과 7분 뒤 직선거리로 120미터가 떨어진 대각선 방향에 있는 B빌딩 4층에서 불이 났는데요.
처음 불이 난 A빌딩 3층 복도에선 3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또 다른 중상자는 얼굴에 큰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현석 /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
CPR(심폐소생술) 환자 한 명 발생했고 한강성모병원으로 이송해서 자발 순환이 돌아온 상태고, 중환자 1명은 화상환자입니다.
나중에 불이난 건물에선 부상자 8명이 발생했는데 이 중 3명은 심한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경찰은 조금 전 방화 용의자인 70대 남성을 오늘 오후 4시 16분쯤 서울 동묘앞역 인근에서 검거했습니다.
잠시 뒤 이어지는 김종석의 왜에서 이 70대 방화범의 동선과 방화 동기를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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